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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소멸]2020년 이준석 24시간 페북 동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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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2020년 총선, 여야의 선거구 획정 진풍경
SNS에 "신천지고 뭐고 간에 비상 걸렸다"
총선 한 달 전에도 선거구 오리무중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편집자주2024년 4월 제22대 총선 선거구 획정의 기준인 2023년 1월 말 인구수가 확정됐다. 여야가 선거제 개편 협상을 이어가겠지만, 선거구를 정하는 인구 기준은 이미 정해진 셈이다. 제21대 총선을 기준으로 253개 지역구 가운에 어떤 지역구는 소멸하고, 어떤 지역구는 통폐합하는지, 오히려 늘어나는 지역구는 어떤 지역인지 선거구 변화를 예측해 본다.

"신천지고 뭐고 간에 비상 걸렸다. 24시간 동안 페북은 동면 들어간다."


2020년 3월 3일. 이준석 당시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글이다. 그는 당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법인 등록 취소를 검토하겠다고 한 박원순 시장을 겨냥해 SNS로 독설을 날리던 와중이었다. 그런 그가 '신천지고 뭐고'라고 할 정도로 '비상'인 일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일반인이라면 평생 단 한 번의 관심을 주지 않더라도 '생업'에 지장이 없는 일이지만, 반면 정치를 '생업'으로 삼는 국회의원 또는 국회의원을 노리는 정치인이라면 그야말로 생명줄이 걸린 일이다. 하루 전까지 언성을 높이며 막말을 해대던 국회의원들도 이 문제 앞에서는 서로 '형님, 아우' 하는 사이가 된다.


바로 '선거구 획정'이다.


국회의사당 자료사진 /문호남 기자 munonam@

국회의사당 자료사진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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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대표의 공천이 확정됐던 지역구는 노원병이다. 하지만 이날 선거구획정위가 기존 갑·을·병으로 나뉘었던 노원 지역 선거구를 갑·을 2개로 획정해 발표했다. 노원 인구가 꾸준히 줄어 왔다는 게 그 이유다. 물론 노원갑이나 노원을로 다시 공천받아 출마하거나 다른 선거구로 배치될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정치인 입장에서는 어떻게 돼도 골치 아프다.

피해자는 이 전 대표만이 아니었다. 획정위의 안에서는 속초 고성, 철원, 화천, 양구, 인제 등이 합쳐지며 태백산맥을 넘나드는 서울 크기 6배의 '공룡 선거구'가 탄생하기도 했다. 차로만 3시간이 걸리는 거리가 한 선거구로 묶인 것이다.


그러나 획정위의 탓만은 할 수는 없다. 원래대로라면 선거구 획정은 21대 총선이 치러지는 2020년 4월 15일을 13개월 앞둔 시점에 완료됐어야 했다. 하지만 총선을 50여일 앞둔 시점까지도 여야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선거구획정위는 총선을 46일 앞둔 시점, "더는 기다릴 수 없다"며 자체안 검토를 시작했다. 김세환 획정위원장은 2020년 2월 29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의 선거구 획정 기준을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을 인식하고 획정위에서 기준을 정하고 획정안을 마련해 국민에 대한 책무를 다하고자 한다"며 자체안 마련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다 보니 몇몇 지역구에서 곡소리가 날 수밖에 없었다.


국회는 부랴부랴 획정위의 안을 반려하고 재획정안을 마련, 3월 7일 새벽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재획정안이 늦은 시간에 제출된 탓에 자정이 가까워지자 산회를 선포하고, 자정을 넘겨 다시 전체회의를 여는 '차수 변경'을 거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를 놀라게 했던 노원병 실종 사태는 없던 일이 됐고, '태백산맥을 넘는 강원도 선거구' 역시 이 과정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이를 두고도 역시 잡음이 나왔다. 재획정안에서 기존 갑·을로 나뉘었던 군포시 선거구가 하나로 합쳐지면서다. 군포시 현역의원들은 SNS를 통해 "게리맨더링(정치적 유불리에 따른 자의적 선거구 조)의 전형"이라며 비판 목소리를 냈다.


언제나 선거구 획정안이 나오면 '게리맨더링'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여야가 구체적 근거보다는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선거구 획정의 상·하한선을 정하기 때문이다. 당초 획정위의 원안에서는 인구 하한선을 13만6565명으로 제시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전북 김제·부안(13만9470명)을, 미래통합당은 경기 동두천·연천(14만541명)을 각각 하한선으로 제시했다.


1071명 차이에 불과하지만, 이 작은 숫자 차이로 각 당의 정치적 유불리가 갈렸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당시 선거법 개정안을 위한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를 가동하고 있었는데, 이 협의체 중 하나인 대안신당의 김종회 의원 지역구가 바로 전북 김제·부안이었다. 반대로 미래통합당은 호남 지역구를 무리하게 유지하고 강남 등 수도권 의석을 줄이려 한다며 반대했다.


총선 한 달 전에 선거구가 확정되면 지역구 입후보 예정자는 선거운동에 어려움을 겪고, 유권자는 후보 선택을 위한 정보를 제때 얻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자의적인 선거구 획정 역시 '1인 1표'로 정해진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획정위의 독립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문이 꾸준히 나오는 이유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0년 4월 '제21대 총선 선거구획정의 특징과 개선과제' 보고서를 통해 "선거구 획정을 적절한 시점에 마무리하려면 획정위의 독립성 제고를 통해 획정 기한을 준수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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