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억원 증발' 날벼락…우사인 볼트 "당분간 잊겠다"

금융사 직원 사기로 잔고 1500만원 남아
"스트레스 받아…변호사에게 일임"

거액의 금융 사기 피해를 본 우사인 볼트(37·자메이카)가 처음으로 심경을 밝혔다. 28일(한국시간)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열린 깁슨 매쿡 릴레이 대회 50주년 기념식에서 현지 취재진에게 "스트레스를 받지만 일단 잊고 지내겠다"라고 말했다.

약 157억에 달하는 거액의 금융사기 피해를 본 육상선수 우사인 볼트. [사진출처=AP 연합뉴스]

볼트는 지난 13일 자메이카 자산운용사 스톡스앤시큐리티즈(SSL)로부터 계좌잔고가 1만2000달러(약 1500만 원)로 줄었다고 보고받았다. 담당 변호사 린턴 고든은 "볼트가 노후 자금을 마련하려고 10년 이상 거액을 투자했는데, 순식간에 1270만 달러(약 157억원)가 증발했다"라고 밝혔다. 용의자는 SSL에서 해고된 직원. 현지 매체 더글러너에 따르면 재직 중 대형 사기를 쳤는데 볼트 계좌에도 손을 댔다는 혐의를 받는다.

SSL은 "전 직원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볼트 사건도 신고한 상태"라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고든은 최근 SSL에 재판 결과와 관계없이 투자금을 돌려달라는 요청서를 보냈다. 볼트는 "여러모로 힘들지만,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사건과 관련한 일들을 고든에게 일임하고 가족에게 집중할 생각"이라며 "당분간 잊고 지내고 싶다"라고 말했다.

볼트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다. 남자 100ｍ(9초58)와 200ｍ(19초19), 400m 계주(36초84)에서 모두 세계 기록을 작성했다. 올림픽에 세 차례 출전해 금메달 여덟 개를 목에 걸었고,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금메달 열한 개를 땄다. 영국 가디언은 "전성기인 2016년에만 후원금과 상금, 출연료 등으로 3300만 달러(약 410억5000만 원)를 벌어들였다"라고 전했다. 볼트는 2017년 은퇴 뒤에도 꾸준히 광고 모델 등으로 활동한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