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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자식에게 절하고 통곡하며 설날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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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희생자 故김의현씨 어머니
선별진료소 근무경험 아들, 남 도와주려다 참변
"핸드폰알람은 지금도 새벽5시55분에 울린다"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아드님 떠나보내고 처음으로 맞는 명절이었는데요. 어떻게 보내셨어요?"


2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진행자인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고(故) 김의현씨 어머니 김호경씨와의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이렇게 질문했다.

김호경씨는 "예전 같았으면 온 가족이 모여서 세배하고 덕담하면서 즐겁게 보냈어야 하는 설날에 저는 녹사평 분향소에서 아이들 설 차림 하면서 부모가 자식들한테 절하면서 통곡하면서 설날을 보냈다"고 답변했다.


김호경씨는 그렇게 설 연휴를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위패가 놓여 있는 녹사평 분향소에서 보냈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해가 저문다. 올해 임인년은 고물가와 경제난, 이태원 참사까지 더해져 유독 힘겨웠다. 이태원 참사는 158명이 사망하고 196명이 부상 당하는 등 2014년 세월호 참사(304명 사망) 이후 최대 인명 사고로 기록됐다.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희생자들을 위해서라도 철저한 진상규명은 우리 사회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다. 시민사회는 국정조사 특위가 성역 없이, 공명정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 엄벌 등 후속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해가 저문다. 올해 임인년은 고물가와 경제난, 이태원 참사까지 더해져 유독 힘겨웠다. 이태원 참사는 158명이 사망하고 196명이 부상 당하는 등 2014년 세월호 참사(304명 사망) 이후 최대 인명 사고로 기록됐다.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희생자들을 위해서라도 철저한 진상규명은 우리 사회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다. 시민사회는 국정조사 특위가 성역 없이, 공명정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 엄벌 등 후속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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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경씨는 아들을 홀로 키웠다. 다행히 아들과 딸(누나)은 잘 자라줘서 걱정이 없었다고 한다. 딸은 호주에서 대학 졸업해서 직장생활 중이었고 아들은 대학 졸업 후에 방사선사로 열심히 살았다고 한다.

아들은 코로나19로 한참 어려움을 겪을 때 남들은 기피하던 선별진료소 근무를 자원했다. 김호경씨는 "진료소 이런 데 근무하는 게 좋았었나 봐요. 남을 도와주고 하는 게. 그래서 항상 의현이 주변에는 친구들도 많았고 친구들이 고민도 많이 털어놓았고 잘 들어주는 친구였다고 하더라고요. 항상 배려심 많고"라고 말했다.


남을 돕는 아들의 모습은 가슴 아픈 사연의 원인이 됐다. 김호경씨는 "의현이는 사고 난 골목 위쪽에 있어서 나올 수가 있었다고 해요. 동행한 친구가 의현아 우리는 가자 우리 나가자고 했대요. 그런데 옆에서 도와 달라고 하니까 의현이는 내가 도와줘야 한다고 자기가 막아보겠다고 이렇게 했대요. 그리고 차가운 도로에 쓰러져서 이렇게 서른 살 인생 거기서 갔다"라고 설명했다.


아들은 현장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다른 이의 생명을 구하고자 뛰어들었다가 안타까운 생을 마감하게 됐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활동기간 연장의 건'을 처리하기 위한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활동기간 연장의 건'을 처리하기 위한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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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직후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수사 결과 내용을 담은 우편물을 어머니가 아닌 아버지 주소로 보냈다고 한다. 20년 넘게 홀로 아들 의현이를 키운 김호경씨는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김호경씨는 "저도 너무 황당한 거예요. 도대체 이 사람들이 어떻게 처리를 하고 있길래 20년 동안 왕래가 없는 아빠한테 우편물이 가는 건지 저도 궁금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간 건지"라고 반문했다. 아들 주소는 김호경씨의 주소와 같았는데 우편물은 엉뚱한 곳으로 간 셈이다.


김호경씨는 "우리 아이들의 꿈과 미래를 모두 뺏어간 참사였다. 그날 국가는 어디 있었습니까. 그날의 아이들의 울부짖음이 들리지 않는지요. 저는 결코 모든 국민들이 이날을 잊지 말고 기억해 주세요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호경씨는 아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했다.


"제 핸드폰 알람은 지금도 새벽 5시 55분에 울립니다. 선별진료소에 출근하기 위해 6시에 우리 아들 깨워주려고 지금도 맞춰놓고 있는데요.…엄마를 자기가 지켜줘야 한다고 항상 얘기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근데 지금 그곳에 가서 엄마를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하고 있을 것 같아서 엄마에게 미안해하지 말라고 그곳에서 잘 지내라고 그렇게 얘기해주고 싶습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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