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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최강국의 꿈?…사용후 핵연료 처리法,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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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내 사용후 핵연료 부지 저장고 도입 두고 논란
2050년 영구처분시설 도입 가능성도 회의적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고준위 핵폐기물 관련 특별법안에 대한 논의가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지역 시민단체 등은 기존 핵발전소가 사실상 사용후핵연료 부지 저장고로 영구화될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2050년까지 고준위 핵폐기물 영구처분시설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항을 두고서도 전문가 사이에서 이견이 확인됐다.


2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련법에 대한 입법 공청회가 열렸다. 사용후핵연료 등 고준위 핵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역으로 이 일이 얼마나 갈 길이 머나먼 일인지를 확인시켰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련법안으로는 현재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2021년 9월 발의)과 김영식(2022년 8월)·이인선(2022년 8월)이 현재 발의된 상태다.

최대 쟁점은 사용후핵연료를 원전 부지에 계속 보관하는 문제다. 진술인으로 공청회에 출석한 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이상홍 사무국장은 "(3개 법안 모두에 담긴) 부지 내 저장시설 설치 운영 조항은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적 규정으로 명문화하면 자칫 이 시설 등이 영구시설이 될 가능성을 우려한 까닭이다.


현재 원전에서는 사용후핵연료를 원자로 건물 옆 습식저장시설(수조)로 옮겨져 5~6년간 잔열을 식힌 후 건식저장시설에 임시 보관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사용후핵연료는 궁극적으로 10만년 이상 저장할 수 있는 영구처분시설로 옮겨야 하지만, 안정성과 주민들 동의 문제로 아직 부지 등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 시설은 임시저장시설로 불리고 있지만, 법 제정을 통해 사용후핵연료 부지저장고로 법적 개념이 세워지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국장은 이와 관련 "지역 내 공론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공론화를 한 뒤에 부지 내 저장시설의 법적 성격 등은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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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국회에서는 공청회에 앞서 시민단체 등이 류호정 정의당 의원과 함께 고준위특별법안을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울산시민공동행동 등 전국 핵발전소 소재 지역과 시민단체 등은 "‘사용후핵연료 부지 내 저장’ 조항은 기존 핵발전소 지역 모두를 고준위 핵폐기장화할 뿐만 아니라, 핵발전소 지역주민의 안전을 해치고 사고 위험을 가중하며, 핵발전소 소재 지자체와 인근 지자체에도 막대한 희생을 강요한다"며 "특별법안 폐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고준위 핵폐기장 부지선정이야말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가 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난제 중 난제"라며 " 법안 제안 취지는 허울 좋게 고준위핵폐기물 처분장 마련을 위해서라고 했지만, 사실은 해법 없는 핵폐기물 처리를 ‘임시저장’ 또는 ‘부지 내 저장’이라는 이름으로 핵발전소 지역주민이 떠안으라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해 "특별법에 처분시설로의 반출 시점을 명시화해 지역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문 교수는 "특별법이 만능은 아니지만, 최소한 정부가 방사성 폐기물을 사용한 후 폐기물에 대해 관리하겠다는 최소한의 장치에 관한 내용"이라며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처분시설을 2050년으로 확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상홍 국장은 "김영식 의원 안 등의 경우 2050년에 (영구처분시설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는 규정이 있다"면서 "2050년 처분시설 확보는 현실적인 부지선정 프로세스를 무시한 정치적 결정"이라며 "부지 내 저장시설을 언제까지 운영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해야 한다. 수용할 수 있는 양은 설계수명에 맞춰 한정하는 것으로 하고, 이 시설이 들어설 때 주민들에게 결정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영구처분시설 구축 절차에 37년이 들 것으로 예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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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문주현 교수는 이와 관련해 "정부가 탄소 중립에 대한 지원 체계를 약속한다는 점에서 처분시설 운용 시점을 명기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도 "2050년이라는 도전적인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예상 시점보다 빨리 추진한다는 점 때문에 기술개발 등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정 시점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기보다는 선언 수준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재학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원전 부지 내 저장시설의 사용후핵연료를 외부로 반출하는 기한 등을 법률에 직접 명시하면 부지 내 저장시설에 대한 주민 수용성(주민들의 동의) 확보에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사업 추진상황에 따라 법률 개정 필요성이 빈번하게 제기되고 오히려 관리사업에 대한 신뢰가 저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선언적으로 법률에 명시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컸다. 김성환 의원은 "지금쯤에는 (영구폐기장)영구처분장 터파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영구처분장을 얼마나 빨리 찾을 수 있을지, 주민들이 동의를 구할 수 있을지, 어떻게 보상할지, 10만~20만년 간의 안전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확보할지, 중간 저장 시설 등을 별도로 둘 것인지 등이 향후 쟁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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