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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에 순식간 얼어붙은 물?…사실은 '과냉각현상'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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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는점 이하 온도에서도 얼지 않는 과냉각수
충격 가하면 급속히 고체화…슬러시소주 비결
SNS 달군 '추위인증샷' 얼음으로 변화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북극 한파'의 영향으로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이른바 '추위 인증샷'이 쏟아졌다. 사무실 안에 있는 정수기에 페트병에 담긴 물을 붓자 바로 얼음으로 바뀌는 현상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제보자는 MBC에 서울 이태원에서 새벽 6시에 촬영한 영상이라면서 "아침에 출근해서 커피를 마시려고 물을 따랐더니 바로 얼어버렸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추운 날씨여서 생긴 현상이 아닌 과냉각 상태의 일종이다. 과냉각 현상이란 액체가 어느점 이하에서도 얼음으로 변하지 않고 원래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뜻한다. 영상 촬영 당시 서울의 아침 최저 기온은 영하 19.9도까지 떨어졌던 점을 고려하면 페트병 안에 담긴 물이 과냉각 상태에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2022년 1월 11일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 얼음이 얼어 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2022년 1월 11일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 얼음이 얼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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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액체는 온도가 떨어지면 액체인 물에서 고체인 얼음 형태로 변한다. 하지만 액체에서 고체로 분자 상태를 바꾸는 역할을 하는 핵이 없을 경우엔 어는 점 이하의 온도에서도 얼지 않는다.


실제 영하 48도의 온도에서도 물이 얼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11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된 논문 '과냉각수 구조변형'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과냉각수가 존재할 수 있는 한계 온도가 영하 48도 부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과냉각수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빠른 속도로 얼음으로 바뀌게 된다. 외부 충격이 핵의 역할을 해 분자 상태가 변화하는 것이다.


한때 유행했던 슬러시 소주도 과냉각 현상을 이용했다. 냉동실에 2시간가량 넣어둔 액체 상태의 병 소주를 꺼낸 뒤 소주병 밑부분에 충격을 주면 소주는 곧 고체화돼 슬러시 소주가 된다.


과냉각 원리는 기상 현상에도 적용된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 내리는 어는비가 대표적인 예다. 어는비는 비가 지상으로 떨어져 차가운 물체나 지면에 도달하자마자 급속히 얼어붙는 현상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강수 형태는 따뜻할 경우엔 비, 추울 때는 눈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어는비의 경우 따뜻한 중·상층 대기에서 만들어진 눈이 하층 대기로 떨어지면서 영상층에 들어가 녹아 비로 내리다 지면에 있는 영하의 물체에 부딪치면서 얼어붙게 된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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