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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천자]세네카, '철학자의 위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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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아시아경제는 '하루만보 하루천자' 뉴스레터 독자를 위해 매일 천자 필사 콘텐츠를 제공한다. 필사 콘텐츠는 일별, 월별로 테마에 맞춰 동서양 고전, 한국문학, 명칼럼, 명연설 등에서 엄선해 전달한다. 오늘은 고대 로마시대 철학자 세네카가 형제를 잃고 슬퍼하는 폴뤼비우스를 위로하기 위해 보낸 편지 중 일부를 소개한다. 큰 슬픔 앞에서도 마음먹기에 따라 "중요하지 않은 것을 중요하게 만들고, 중요한 것을 사소한 것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세네카의 충고는 어쩌면 상대가 아닌 스스로를 향한 위로였는지도 모르겠다. 글자수는 1063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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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도 모든 경우 그토록 정의롭게 처신하는 당신에게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동생을 잃었다 해서 불의를 당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그의 우애를 경험하고 누리도록 허락되어 호의를 입었다고 여기세요.


선물하는 사람이 자기 마음껏 선물 고르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불공정한 자이며, 받은 것을 이익이라 여기지 않고 오히려 돌려주는 것을 손해라 여기는 사람은 탐욕스러운 자입니다. 즐거움의 끝을 불의라 부르는 이는 감사하지 않는 사람이며, 좋은 것들은 눈앞에 있을 때가 아니면 쓸모없다고 생각하고, 지나간 것들에 만족하지도 않고 지나간 것들을 더 확실한 것으로 판단하지도 않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그러한 것들은 사라질까 두려워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갖고 보는 것만을 즐기며, 과거에 갖고 있던 것을 별것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의 즐거움을 너무 좁게 잡은 것입니다. 모든 즐거움은 우리를 빨리 떠나가고 흘러가고 지나치고, 오기도 전에 대부분 사라집니다.


그러니 우리 마음은 과거를 봐야 하고, 과거에 우리가 즐겼던 것들은 무엇이든 다시 불러와야 하고, 이것을 자주 생각하며 자세히 살펴봐야 합니다. 즐거움에 대한 기억이 지금 눈앞에 있는 것보다 훨씬 오래가며 더 신뢰할 만합니다.


그러니 당신에게 그토록 훌륭한 동생이 있었음을 가장 좋은 것 중 하나로 생각하세요. 당신이 생각해야 하는 건 당신이 얼마나 오랫동안 그와 있을 수 있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오랫동안 있었느냐입니다.

자연은 다른 사람에게 그렇듯, 당신에게도 동생의 소유권을 준 것이 아니라 이용권을 주었으니까요. 그런 다음 적당하다고 여겨질 때 반환을 요구한 것이며, 그에 대한 당신의 만족이 아니라 자기 규칙을 따른 것이지요.


누군가 빌린 돈을 갚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 특히 그 돈을 무이자로 받았다면, 그는 불의한 사람이라 여겨지지 않겠습니까? 자연은 당신의 동생에게는 그의 삶을, 당신에게는 당신의 삶을 주었지요.


자연이 자신의 권리로 자신이 원하는 사람에게 빠르게 빚을 갚으라 해도, 그런 조건으로 빌려준 것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지요. 잘못은 자연이 아니라 인간의 과도한 희망에 있습니다.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이세은 옮김, <철학자의 위로>(민음사,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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