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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힙+]'OO길'의 흥망성쇠…점점 빨라지는 상권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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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 변화 빨라진다…뜨고 지는 '핫플'
쇠락한 '○리단길'…MZ놀이터 된 을지로
공간 중심이던 상권, 장소 중심으로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의 한 갤러리 앞에서 시민들이 작품을 구경하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DB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의 한 갤러리 앞에서 시민들이 작품을 구경하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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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최근 수년간 우리나라에선 이른바 ‘○리단길’ 열풍이 일었다.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을 시작으로 망리단길(망원동+경리단길), 연리단길(연남동+경리단길), 해리단길(해운대+경리단길) 등 전국에 비슷한 이름을 가진 상권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압구정 '가로수길'이 ‘핫 플레이스’로 각광을 받았을 때 이 이름을 딴 여러 ‘○로수길’이 방방곡곡에 들어선 것과 같은 현상이다.


그러나 이런 열풍은 오래가지 않았다. 원조인 이태원 경리단길을 시작으로 전국의 수많은 아류 상권들이 쇠락의 길을 걸었다. 임대료 상승으로 임차인이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과 함께 접근성이나 지역적 특색을 고려하지 않고 기존 상권을 따라하기만 했던 것이 빚어낸 결과다.

이처럼 뜨는 상권이 생기거나 반대로 상권이 죽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이런 상황은 가속화됐다. 예측하기 어려운 외부적인 변수로 ‘핫’했던 상권이 완전히 죽는 경우도 생겼다. 2020년 당시 서울 이태원에서 클럽발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일어나면서 이태원 일대의 수많은 가게가 폐업한 것이 그 예다. 당시 이태원 상가 공실률은 30% 이상 치솟기도 했다.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다시 MZ(밀레니엄+Z세대)세대를 중심으로 사람이 몰리면서 상황이 나아지는가 했으나 최근 벌어진 이태원 참사 이후 주변 상권은 또 다시 침체를 겪고 있다.


서울 중구 을지로 노가리 골목이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문호남 기자 munonam@

서울 중구 을지로 노가리 골목이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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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변화는 역설적으로 또 다른 상권의 부흥을 이끌기도 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영향도 크다. 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트렌디한 곳으로 낙점되면 이를 중심으로 새로운 상권이 형성된다. 과거 명동이나 압구정 로데오, 홍대 등 전통적인 상권이 좋은 입지와 함께 넓은 공간 안에 쇼핑거리와 먹거리, 놀거리 등이 집약된 형태였다면 지금은 상권의 개념이 희미해지는 양상이 강하다. 하나의 상점이 인기를 얻으면 그 일대를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되는 식이다.


최근 ‘힙지로’라고 불리며 MZ세대가 주로 찾는 을지로도 노가리 골목에 들어선 을지OB베어, 만선호프 등을 중심으로 이색적인 가게가 줄줄이 들어서는 중이다. 인쇄소나 공업소 등 소매점이 주로 위치한 을지로는 평일 낮과 주말 저녁의 모습이 완전히 다르다. 지금까진 일부 오래된 맛집 외엔 놀거리나 볼거리가 없어 상대적으로 외면받았지만 최근 식음료업계와 패션업계 등을 중심으로 한 뉴트로 열풍과 맞물려 이런 모습이 오히려 힙한 것으로 여겨졌고 젊은 층이 유입되면서 상권도 재편성되는 중이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상권 변화가 빨라지는 것은 정보 유통 속도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SNS를 중심으로 한 지역이 입소문이 나면 특색있던 공간에 여러 배후 시설들이 들어오게 되고, 갈수록 자본이 영향을 미쳐 초기 특징이 사라지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이어지는 수순"이라고 말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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