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품보관함 속 강아지 주인 나타났다…"20대 지적장애인"

"유기 아니라고 주장할 경우 개 돌려줘야…더 큰 학대 이어질 수도"
"보호소·동구청 측에 피학대 동물 격리 조치 요구"

지난 25일 물품보관함에 유기된 강아지가 구조됐다. 당시 습기가 차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한 시민에 의해 발견됐다. 사진=동물권단체 케어

[아시아경제 김주리 기자] 대구 동대구역 물품 보관함에 갇혀있다 시민의 신고로 구조된 푸들의 주인이 나흘 만에 나타났다. 견주는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20대 남성이었다.

28일 동물보호단체인 '동물권단체 케어'는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푸들 유기 87시간 만에 20대 지적장애인 남성이 동대구역으로 전화해 자신이 푸들을 보관함에 넣었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케어는 "이 남성이 유기가 아니라고 주장할 경우 개를 돌려줘야 하므로 했다"며 "동구청 측의 협조로 강아지를 케어에서 보호하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대자가 지적장애인이라는 것도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라며 "푸들이 (견주에게) 돌아갈 경우 더 큰 학대가 이루어질 것이 분명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푸들을 동물병원으로 옮겨 1차 조치하고 학대자 신원을 확보해 내일 행정절차가 시작될 것"이라며 "푸들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87시간 이상 갇혀 어쩌면 잘못되었을 수도 있었다. 사건을 유기가 아닌 신체적 고통을 준 학대 사건으로 내용을 변경해 다시 고발장을 접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강아지는 지난 25일 오후 8시께 물품 보관함에 습기가 차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한 시민에 의해 발견됐다.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철도경찰대는 동대구역의 협조를 받아 물품 보관함을 개방한 뒤 강아지를 구조했다. 당시 탈수 증세를 보였던 강아지는 대구의 한 동물보호소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김주리 기자 rainbow@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