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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성 지명 철회하라" 학폭 논란, 사회적 파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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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학폭 전력' 김유성 지명 논란
프로야구 팬들, 지명 철회 촉구에 '트럭 시위'도 준비
이영하도 문제…檢, 공소사실에 후배 폭행 혐의
능력 위주 선수 선발에서 '도덕성'까지 관행 바뀔까

NC 다이노스에 1차 지명됐을 당시 김유성의 모습. 사진=NC 제공

NC 다이노스에 1차 지명됐을 당시 김유성의 모습. 사진=N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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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학폭 가해자 지명 철회와 프런트의 책임 사퇴를 촉구합니다."


두산 베어스가 '2023년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에서 '학폭 전력'(학폭)이 있는 김유성 선수를 지명하면서, 크게 논란이 일고 있다. 김유성은 이미 법적인 처분은 받았지만, 사건 자체가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은 학폭이라는 점과, 피해자 측과 원만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 등 이유로 스포츠계에서 일었던 문제가, 사회적으로 공론화하는 모양새다.

능력이 뛰어나면 도덕성에 문제가 있어도, 눈을 감아줬던 과거 스포츠계 행태를 사회 통념상 더 이상 받아들이지 말자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두산 측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23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최근 서울 잠실 야구장 인근에 도착한 근조 화환 사진이 올라왔다. 화환에는 "학교폭력 2차 가해자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는 학폭을 지지합니다" 등 김유성 지명 철회를 하라는 취지의 문구가 적혔다.


김유성은 김해고 3학년이었던 2020년 연고 지역 구단 NC에 1차 지명 됐다. 하지만 이후 피해자 측이 온라인을 통해 김유성 학폭 의혹을 제기했다.

김유성은 2017년 교내 학교폭력위원회로 회부 돼 5일의 출석정지 징계를 받았다. 또한 이듬해인 2018년 1월에는 창원지방법원으로부터 화해 권고 결정을 받았지만, 피해자 측과 합의하지 못해 20시간의 심리치료 수강, 4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 학폭 가해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팬들은 거센 비난을 쏟아냈고 NC는 결국 지명을 철회했다.


15일 2023 KBO 신인 드래프트에 참석한 두산 베어스가 과거 '학폭 논란'이 있던 김유성(고려대)을 지명했다.사진=두산 베어스 공식 인스타그램

15일 2023 KBO 신인 드래프트에 참석한 두산 베어스가 과거 '학폭 논란'이 있던 김유성(고려대)을 지명했다.사진=두산 베어스 공식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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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김유성을 두산이 품은 것이다. 일부 팬들은 김유성의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트럭 시위'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럭 시위는 트럭에 디지털 전광판을 부착하고, 사측에 원하는 내용을 지속적으로 거리에서 노출하는 시위 방법이다. 대외적으로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하락은 물론, 외부에서 항의가 진행되면서, 사안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예컨대 트럭 시위로 김유성 지명 철회를 지속해서 요청한다면, 두산은 '학폭 전력'이 있는 선수를 실력만으로 기용했다는 비판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현재 팬들은 경기 일정에 맞춰 4일간 트럭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며, 두산 프런트를 규탄하는 서명 운동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지만, 실력만 있다면 쉬쉬하며 선수 등록을 했던, 스포츠계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공론화 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학폭 전력이 있는 김유성 지명을 철회하라는 팬들의 요청글. 사진=두산 베어스 팬 게시판 '곰들의 대화' 캡쳐

학폭 전력이 있는 김유성 지명을 철회하라는 팬들의 요청글. 사진=두산 베어스 팬 게시판 '곰들의 대화'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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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도덕성이 먼저…성숙한 스포츠 문화 절실"


최근 학교 폭력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교육부는 지난 6일 '2022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실태조사는 올해 4월11부터 5월8일까지 4주간 온라인·모바일로 실시됐다. 조사 대상은 초4~고3 재학생 약 387만 명으로 조사 참여율은 82.9%(약 321만 명)이다. 조사 결과, 피해 응답률은 1.7%(약 5만4000명)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원격 수업이 확대됐던 2021년 1차 조사 대비 0.6%포인트 늘었다.


피해유형은 △언어폭력(41.8%) △신체폭력(14.6%) △집단따돌림(13.3%) 순으로 나타났으며, 지난해 1차 조사 대비 집단따돌림 비중은 1.2%포인트(p), 사이버폭력은 0.2%p 감소한 반면 신체폭력은 2.2%p 증가했다. 특히 초등학교(14.6%)와 중학교(15.5%)는 '신체폭력'이, 고등학교(15.4%)는 '집단따돌림'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가해 응답률은 2019년 1차 조사와 같은 0.6%(약 1만9000 명)로 2021년 1차 조사 대비 0.2%p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야구에 관심이 없는 일반 직장인들도 비판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40대 회사원 박모씨는 "비단 김유성의 문제가 아니라 스포츠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 아니냐"면서 "보통 잘못을 하고 징계를 받고 다시 선수로 뛰지 않나, 체육계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가이드라인을 명확하게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30대 자영업자 최모씨는 "예전에야 능력만 보고 뽑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지지 않았나"라며 "음주운전하는 선수들도 각종 징계에 선수 생활이 어려운데, 학폭은 더 큰 문제 같다"면서 "문제 없는 선수들로 투명하고 깨끗하게 운영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폭 논란'에 휩싸인 야구선수 이영하(두산 베어스)가 21일 오전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학폭 논란'에 휩싸인 야구선수 이영하(두산 베어스)가 21일 오전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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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성에 이영하까지…도덕성 문제 있는 선수를 어떻게 되나


학폭 전력이 있는 김유성 지명에 앞서 두산은 또 다른 학폭 의혹이 있는 이영하 선수로 비난을 받고 있다. 투수 이영하는 고등학교 시절, 후배의 손가락을 전기 파리채에 넣도록 강요하는 등 학교 폭력 의혹으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정금영 부장판사)으로 특수폭행, 강요, 공갈 혐의로 기소된 이씨의 첫 번째 공판이 열렸다. 이날 오전 10시께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법원에 도착한 이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재판 과정에서 잘 소명하겠다"고 말하고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선린인터넷고등학교 후배인 A씨를 9회에 걸쳐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씨가 야구부 동기였던 김대현씨(LG트윈스)와 함께 지난 2015년 3월 피해자이자 선린인터넷고등학교 후배인 A씨에게 전기 파리채를 주며 손가락을 넣도록 강요해 감전시키고 폭행한 것으로 보고있다. 또 이씨는 체육관 입구에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는 노래와 율동을 시키는가 하면, 이를 피해자가 거부하면 머리 박치기를 시키겠다고 협박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의 이 같은 공소사실에 이 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부인한다"며 "전부 없었던 사실이라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또한 "저희가 개별적으로 소명할 수 있다"며 "피해자 증언 들어보고 필요한 증인을 신청해서 반증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학교생활에서 힘들었던 점은 이해할 수 있는데, 기억의 왜곡이나 선린인터넷고에서 벌어진 다른 사건의 기억이 뒤섞여서 그런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영하의 폭행 논란은 지난해 2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고교 야구부 재학 중 프로 무대에서 활동 중인 선수 두 명으로부터 각종 폭력에 시달렸다는 폭로글이 올라오면서 불거졌다.


김유성 지명 논란과 관련해 구단 측은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지난 15일 열린 '2023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김태룡 단장은 김유성 선수 지명에 대해 취재진들과 만나 "지금 현재 선수의 상황이 어떤 상태인지는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면서 "선수 쪽과 만나서 상황을 파악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해 봐야 할 듯 싶다. (김유성의) 기량 자체는 즉시전력감으로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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