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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한전…상반기 적자만 ‘14.3조’(종합)

최종수정 2022.08.13 18:22 기사입력 2022.08.12 14:24

한전 상반기 적자 14.3조…1년새 76배 넘게 늘어
연료비 급등 '직격탄'…유연탄·LNG 가격 치솟아
SMP는 2배 ↑…연료비·전력구입비 16.5조 늘어
"전기료 추가 인상해야"…정부는 고물가에 고심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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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한국전력 이 올 상반기에만 14조3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전기요금이 국제유가 등 연료비 인상폭을 따라가지 못한 결과다. 한전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역대급 적자를 해소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한전은 올 상반기 영업손실이 14조303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2일 밝혔다. 한전이 지난해 상반기 1873억원의 적자를 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영업손실이 불과 1년새 76배 넘게 늘어난 셈이다. 매출액은 31조9921억원으로 전년 동기(28조6848억원) 대비 11.5% 증가한 반면 영업비용은 46조2954억원으로 60.3% 늘었다.

한전이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를 낸 건 올 들어 연료비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한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연탄 가격은 t당 318.8달러로 전년 동기(99.1달러) 대비 221.7% 치솟았다. 같은 기간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은 t당 57만7700원에서 134만4100원으로 132.7% 뛰었다. 이에 한전이 발전사에서 전기를 사오는 가격인 전력도매가격(SMP)은 올 상반기 기준 kWh당 169.3원으로 전년 동기(78원) 대비 117.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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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구입비 9.7조 급증…전기판매수익은 2.5조 ↑

한전의 올 상반기 연료비와 전력구입비가 최근 1년새 16조5000억원(95.9%) 늘어난 이유다. 구체적으로 보면 자회사 연료비는 6조8239억원, 민간발전사 전력구입비는 9조6875억원 증가했다. 한전 관계자는 “전력수요 증가로 발전량이 증가하고 석탄, LNG 등 연료가격이 급등하며 SMP도 1년새 2배 이상 뛰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전의 전기판매수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조5000억원(9.3%) 증가하는데 그쳤다. 정부가 민생 안정을 이유로 연료비 변동폭을 전기요금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서다. 실제 정부는 올 1분기와 2분기 한전 연료비가 각각 kWh당 14.8원, 33.8원 늘었지만 연료비 조정단가를 동결했다. 한전은 정부가 지난 1분기와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각각 kWh당 3원, 5원씩 올렸을 경우 올 상반기 전기판매수익이 약 1조1000억원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설비투자 등 추가 비용도 전기요금에 반영되지 않았다. 현재 전기요금 결정 구조상 한전의 설비투자, 운영 등 공급비용은 요금에 별도로 반영하기 힘들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한 연료비 외 전기 공급비용을 올 상반기에 반영했다면 전기판매수익은 약 4조9000억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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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도 녹록지 않아…"전기료 원가주의 절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전기요금이 한전 적자를 대폭 줄일 만큼 오를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보다 민생 안정에 무게를 두고 있어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3%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정부 입장에서 서민경제와 직결된 전기요금 인상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민생이 어려워 정부가 협조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전기요금 인상률을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가급적이면 물가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한전은 지난 5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후 6조원 규모의 비용 절감을 추진 중이다. 한전은 이미 자산 매각 등 고강도 자구책을 통해 올 상반기에만 1조8000억원 규모의 비용을 절감했다. 최근 대우건설에 2945억원에 매각한 한전 의정부변전소 잔여부지가 대표적이다. 또 한전은 한국전력 기술 지분 14.77%를 팔기 위해 이달 중 매각주관사를 선정한 후 다음달부터 매각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물 마시는 정승일 한전 사장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지난 6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정책의원총회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이날 총회는 탈원전과 전기료 인상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2.6.27 [국회사진기자단] srbae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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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같은 자구책만으로는 한전 적자를 해소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전이 전체 영업비용에서 자체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은 3.9%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자산 매각과 출자시기 조정 등을 통한 투자비 절감도 영업손실 감소에 기여하는 효과는 사실상 크지 않다는 게 한전 설명이다.


한전은 전기요금 원가주의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또다른 한전 관계자는 “국제 연료가격 상승 등에 따른 원가 변동분을 전기요금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상반기에 큰 폭의 적자가 났다”면서 “(한전 적자는) 단기 개별기업의 경영 악화와 생존 문제가 아닌 국가 전력생태계 전반의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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