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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없는 연구소' 1년 예산만 1940억원… 대학 연계한 인재 양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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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전쟁, 선진국의 탄생] 미국 소크 연구소(Salk Institute) 가보니
정부서 캘리포니아 바이오 클러스터 위한
성장 인프라 구축… 법·제도 적극 정비
협회는 산업별 모임 통해 교류·인재 육성 공유
中, 2025년 바이오경제 4200조원 달성 야망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소크 연구소(Salk Institute) 전경. /샌디에이고(미국)=이춘희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소크 연구소(Salk Institute) 전경. /샌디에이고(미국)=이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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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샌디에이고(미국)=이춘희 기자, 김영원 기자]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소크 연구소(Salk Institute). 광활하게 펼쳐진 대지와 바다가 맞닿은 곳에 자리 잡은 연구소는 마치 과학자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놀이터 같았다.


소아마비 백신(폴리오 백신)을 개발한 조나스 소크(Jonas Salk)가 설립하고 현대 건축의 문을 열어젖힌 인물로 평가받은 루이스 칸(Louis Kahn)이 설계한 연구소 건물 내부는 넓은 운동장 같은 공간을 마련하고 내부 벽면은 모두 가벽을 활용했다. 연구자들이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연구실을 늘리거나 합칠 수 있는 유연성을 최대한 보장한 것이다. 칸이 앞서 설계했던 리처드 의학연구소가 건물을 지나치게 분절적으로 지어 연구소 기능을 살리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과는 정 반대다.

이를 통해 소크 연구소에서는 말 그대로 ‘벽 없는 연구’가 가능해졌다. 이곳에서 암 연구를 이끌고 있는 루벤 쇼(Reuben Shaw) 교수는 "연구원들이 갇혀 있지 않고 서로 활발히 교류한다"며 "칸막이 없이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중점적인 가치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니엘 엔글(Dannielle Engle) 소크연구소(Salk Institute) 교수가 암세포와 관련한 본인의 연구를 소개하고 있다. /샌디에이고(미국)=이춘희 기자

다니엘 엔글(Dannielle Engle) 소크연구소(Salk Institute) 교수가 암세포와 관련한 본인의 연구를 소개하고 있다. /샌디에이고(미국)=이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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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연구소 내에서 완벽한 폐쇄를 이루는 곳도 있다. 배관, 환기 시설 공간은 연구시설 층과 별도의 층으로 완벽히 분리돼 전혀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앞에서 빛을 받는 것은 연구 결과일 뿐 정부 등의 지원은 숨어 있어야 한다는 철학으로 읽혔다. 소크연구소의 1년 예산은 1억5000만달러(약 1940억원)로, 지난해 우리 산업통상자원부가 바이오 연구개발(R&D)에 지원한 2371억원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60%는 미국 정부 지원으로 채워진다.


현지에서 만난 이들은 바이오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캘리포니아 바이오업체들의 연합체인 바이오콤 캘리포니아(Biocom California)의 조 패네타(Joe Panetta) 대표는 "정부는 성장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산업에 필요한 법과 제도를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오 산업에는 많은 양의 물이 필수적인데 샌디에이고는 물이 부족한 지역"이라며 "정부와 지속적 협의를 통해 물을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이를 극복해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또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대규모 지원이 기초 바이오 연구와 초기 바이오벤처의 성장을 돕는 데 절대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바이오 클러스터로서의 성장을 위해서는 인재 양성도 빼놓을 수 없다. 바이오콤 캘리포니아는 산업별로 모임을 만들고 이들 간의 교류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하는 한편 각 회사들의 인재 육성법도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패네타 대표는 "현재는 물론 잠재 임직원을 키우는 데 투자해야 한다"면서 "빠른 인재 육성은 연구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데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소크연구소 역시 바로 길 건너에 자리 잡은 캘리포니아 주립대 샌디에이고캠퍼스(UCSD)와의 연계를 통해 박사 과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바이오 인터내셔널 2022(바이오USA)’ 참석을 위해 샌디에이고를 방문한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도 "공장은 돈만 있으면 살 수 있지만 인재 양성은 아니다"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 키우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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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도 서울 홍릉과 인천 송도, 충북 오송, 대전 대덕, 경기 판교, 강원 원주, 대구·경북 등에 정부·지방자치단체 주도의 바이오 클러스터가 조성돼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에 이어 SK바이오사이언스 가 본사와 연구소, 생산시설 등을 짓고 입주를 앞둔 송도의 경우 인천공항은 물론 서울과의 지리적 접근성이 높아 글로벌 네트워킹과 마케팅 면에도 이점이 있다.


중국의 바이오 육성 움직임도 주목해야 한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달 10일 "2025년까지 중국 바이오경제 규모 22조위안(약 4242조원)을 달성하고 이 중 핵심 산업의 총량을 7조5000억위안까지 키우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여기에는 바이오경제 선도구역을 조성하는 방안도 담겼다. 중국 정부는 바이오 산업단지가 집중된 창장삼각주(상하이), 주장삼각주(광저우), 징진지(베이징·톈진·허베이) 등 지역을 집중 육성하고, 이 구역에 새로운 R&D 기관 건설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샌디에이고(미국)=이춘희·김영원 기자 spring@




샌디에이고(미국)=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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