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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증상 약하다? "태어나서 가장 아팠다"…방심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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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력 강하지만, 증상 경미' 인식, 경각심 약화 우려
확진자들 "고열에 어지러움, 온몸 찢어지는 고통 겪어"
전문가 "오미크론 독감과 비교할 수 없어"

서울역 앞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서울역 앞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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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그냥 감기인 줄 알았는데…", "3일 동안 물도 삼키기 힘들었다."


오미크론 변이는 전파력이 높은 대신 상대적으로 증상이 가볍다고 알려졌으나 일부 확진자들은 '잠을 못 잘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겪었다고 토로한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치명률을 '계절독감' 수준으로 판단하고 방역지침을 완화하는 분위기지만, 전문가들은 감염병을 결코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고 경고한다.

지난 1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직장인 이모씨(28)는 증상 발현 후 3~4일 정도는 아예 움직일 수 없을 만큼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씨는 "감기도 잘 걸려본 적이 없었는데 태어나서 가장 아픈 시간을 보냈다"며 "15일부터 증상이 나타났고 그냥 감기인 줄 알았는데 그날 밤 새벽부터 열이 오르고 몸이 찢어질 것 같이 온몸이 아파왔다"고 전했다.


이어 "예전에 노로바이러스에 걸린 적 있는데 그건 아픔도 아니었다"며 "확진된 지 5일이 지나면서 현재 증상은 약해졌지만 계속 속이 울렁거리고 미열이 남아있다. 그래도 이전에 비하면 지금은 살만하다"고 털어놨다.


3월 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김모씨(30)도 당시를 '악몽 같았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증상이 나타난 이후 다음 날부터 두통, 메스꺼움은 물론 목이 엄청나게 건조하고 가래가 껴서 기침 때문에 잠을 못 잤다. 독감 수준이라곤 하지만 코로나는 코로나"라며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독립공원에 마련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연합뉴스

서울 서대문구 독립공원에 마련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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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오미크론 증상을 경미한 정도로 여겼다가 크게 고생했다는 확진자들이 적지 않다. 전염력은 강하지만 재택 치료가 가능할 만큼 치명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퍼진 탓이다. 정부는 그간 오미크론 확진자가 폭증함에도 불구하고 치명률은 '계절독감' 수준이라고 강조해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15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4주간 치명률은 0.1%보다는 낮게 나오고 있어서, 단기 치명률은 현재 계절독감(0.05∼0.1%)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초 오미크론 변이를 계절독감과 유사한 방역·의료 체계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21일부터는 사회적 거리두기 방안도 일부 완화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사적모임 인원을 6명에서 8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적용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런 메시지가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경각심을 약화시키고 확산세를 좀처럼 잡지 못하는 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독감이 확진자 기준으로 하루 40만명씩 발생한 적이 있느냐. 독감의 치명률과 (오미크론을) 비교하는 말도 안 되는 말장난은 이제 그만두라"고 정부의 방역 정책을 비판했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연일 30만~60만명 달할 정도로 확산세가 지속하고 있고,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 역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21일 0시 기준 사망자는 329명으로 지난 17일(429명)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오미크론 증상의 강도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심한 경우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게 될 수도 있는 만큼 방역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증상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심한 통증을 겪는 분들이 적지 않고 최근 상황을 보면 입원하는 케이스도 늘고 있다. 치명률은 독감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전파력이 워낙 강하다"며 "감염병과 관련해선 메시지 전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독감이 하루 300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하지는 않지 않나. 오미크론 변이와 독감은 전혀 비교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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