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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신 몸' 된 회계사, 시험 1만5000명 몰려

최종수정 2022.01.20 12:51 기사입력 2022.01.20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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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올해 한국공인회계사 1차 시험에 1만5000명이 넘게 지원하면서 20년 만에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 2018년 도입된 신외부감사법 등으로 회계사들을 찾는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직업 선택의 중요한 선택 기준인 몸값은 크게 높아진 반면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은 강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년 넘게 계속된 코로나19 상황으로 기업들의 신규 채용 시장이 좋지 못한 점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다음 달 9일 예정된 제57회 공인회계사 제1차 시험 지원자 수는 지난해 1만3458명보다 14.5% 증가한 1만5413명으로 집계됐다. 2200명가량을 선발하는 1차 시험의 경쟁률은 7.01대 1이다. 작년은 6.12대 1이었다.

회계사 시험 1차 지원자는 3년 전인 2019년 9677명에 불과했지만 2018년 11월 신외부감사법이 시행되면서 급증세를 탔다. 2020년(1만874명), 2021년(1만3458명) 등 매년 10~20%씩 지원자가 늘었다. 이번 1만5000여명의 지원자 수는 1999년(1만7112명), 2000년(1만6014명), 2002년(1만5460명)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많은 규모다.


최근 외부감사제도 강화로 회계법인뿐 아니라 공공기관이나 기업들조차 회계 전문 인력을 찾는 곳이 늘면서 회계사들의 소득은 크게 증가한 반면 주 52시간 정착 등으로 업무 강도는 낮아진 것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6년 차 대리 경력에 억원대 연봉은 기본= 최근 회계사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어 오르고 있다. 3년 전인 2018년 입사 6년 차인 대형 회계법인 매니저 1년 차 회계사의 기본 연봉이 8000만원대 초중반 수준이었다면 현재는 어디를 가도 무조건 1억원을 맞춰주는 분위기다. 성과급을 제외한 기본 연봉으로만 보면 세후 월 600만원 이상의 월급을 가져간다는 게 정설이다. 여기에 성과급을 합하면 연봉은 약 1억2000만~1억3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사회 초년생인 신입 회계사의 연봉도 6000만원을 상회한다. 특히 12월부터 3~4개월 간 은퇴 회계사나 학업·육아 등으로 현업을 떠난 휴업 회계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단기 감사 아르바이트직’의 경우 실무에 즉시 투입 가능한 5~6년차 경력 기준 월 보수가 1000만원에 이른다. 중소기업 직장인의 1년 연봉 수준인 3000만~4000만원을 단기간에 버는 셈이다.

◇10년래 최악 청년실업도 한몫=2년 넘게 진행된 코로나19 장기화 영향으로 청년 실업이 심각해진 것도 회계사 시험 지원자 증가 배경으로 꼽힌다. 경기가 좋지 못할 때면 유독 전문 자격사 시험에 응시자들이 더 몰려드는 현상이 반영된 결과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2020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2020년 대졸 이상 취업률은 65.1%로 취업률을 조사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상황으로 기업들의 채용 상황이 좋지 못하다 보니 자격증 시험 지원을 통해 ‘일단 소나기는 피해 가자’는 움직임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과거 사례를 보면 역대 회계사 1차 시험 지원자 수가 가장 많았던 시기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여파가 한창이던 1999년으로 1만7112명이 지원자가 몰렸다. 1996년(1만2122명), 1997년(1만2332명), 1998년(1만4546명)에서 단기간에 5000명 가까이 지원자가 폭증한 것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회계사 시험 선발 인원이 줄어들 가능성에 대비해 막차 효과를 노리는 지원자도 늘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현재 회계사 최소선발인원은 올해까지 1100명으로 3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회계사 최소선발인원은 지난 2018년 850명에서 2019년 1000명으로 증가했고, 2020~2022년까지는 1100명으로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회계사 시험 선발 예정인원을 결정하는 회계사자격제도심의위원회는 올해 이후 선발 인원이 줄어들 수 있음을 시사한 상태다. 회계업계에서도 신외감법 도입 이후 선발 인원이 단기간 30% 이상 늘어난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회계사 수급을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2020년 취임한 김영식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의 주요 공약 중 하나도 선발 인원 축소였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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