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 취임 후 금융위원장과 첫 단독 공개회동
이주열 "자산시장 쏠림,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불균형 위험누적"
고승범 "선제적 관리 시급..긴밀한 정책공조와 협업으로 정교하게 대응해야"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김진호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3일 첫 회동을 했다. 2014년 4월 이 총재가 취임한 이후 금융위원장과 공개적으로 단독 회동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정책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총재와 고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중구 한은 대회의실에서 만나 30여분간 코로나19 상황과 금융불균형 위험에 대해 논의했다.
통화와 금융정책 수장의 발언을 보면 정책공조 의지는 뚜렷하게 드러난다. 이 총재는 이날 회동에서 "최근 자산시장으로의 자금 쏠림,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불균형 위험이 누적되고 있다"며 "통화와 거시건전성정책을 적절히 운영해 이를 완화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도 "금융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선제적 관리가 시급하다"며 "한은과 금융위가 긴밀한 정책공조와 협업을 통해 정교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한은 도착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오늘은 상견례 자리이긴 하지만 실물경제 상황과 가계부채 관리 등 금융불균형 이슈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은도 이날 보도자료에서 "신임 위원장에 대한 축하 인사와 함께 양측이 정보공유와 의견교환을 보다 활발히 하며 서로 호흡을 맞추고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고 위원장은 한은 금통위원으로 5년 넘게 재직했고, 총재와도 친분이 깊다.
한은은 가계부채 위험이 커지자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연내 추가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과 가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양측은 내비쳤다. 고 위원은 "금통위원으로 5년 4개월이나 있었던 만큼 오늘은 상견례 자리"라며 "앞으로 이 총재와 가능한한 자주, 많이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 역시 "지금은 중요한 시기"라며 "(고 위원장과는 한은에서) 5년 넘게 한솥밥을 먹은 만큼 형식,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항상 통화하고 만나자는 것을 몇 번씩 다짐했다"고 말했다.
다만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여전한 만큼, 경제와 민생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조치는 별도로 마련하기로 했다. 이 총재는 "취약부문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어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지원 정책이 지속될 필요가 있다"며 "한은도 대출제도 등을 통해 취약부문 지원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중개지원대출 제도를 통해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고 위원장은 전날 정은보 금융감독원장과도 첫 상견례를 겸한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은 ‘소통과 협력’을 최우선으로 강조했다. 두 사람은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전 금감원장 시절 불거졌던 두 기관 사이의 갈등 국면을 끝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나타냈다. 이에 고 위원장은 금감원이 과중한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조직 및 예산차원에서 전폭적 지원도 약속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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