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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완화'와 '집값' 사이 딜레마 빠진 오세훈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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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정상화로 스피드 공급 약속했지만 집값 상승이 걸림돌
강남, 여의도, 목동 재건축 단지 호가 기대감만으로 1억~2억 이상 상승
자칫 집값 상승 주범으로 지목되면 내년 지방선거 악영향
운신의 폭 좁아진 오 시장…신중과 신속 사이 고민

 '규제완화'와 '집값' 사이 딜레마 빠진 오세훈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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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이 '규제완화'와 '집값 안정화' 사이 딜레마에 빠졌다. 후보 시절 재건축·재개발 정상화를 통한 스피드 주택공급을 약속했지만 재건축 단지의 움직임이 심상찮아서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경우 오 시장에 대한 기대감만으로도 호가가 1억원 이상 올랐다. 겨우 안정세를 되찾은 서울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낙인 찍힐 수 있기에 오 시장의 고민이 깊다. 오 시장이 최근 "사실 '1주일 내 (규제완화) 시동을 걸겠다'고 한 말은 의지의 표현이었다"며 한발 뺀 이유도 여기에 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12일 조사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0.3으로, 지난주(96.1)보다 4.2포인트 올라가며 기준선(100)을 넘겼다. 지수가 100을 넘어 높아질수록 매수심리가 달아오르고 있다는 의미다. 이 지수는 바로 지난주에 4개월 만에 처음 기준선 아래로 내려갔는데, 이 추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한 주 만에 다시 기준선 위로 튀어 올랐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공약으로 내건 오세훈 시장이 취임하면서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심리가 다시 살아난 결과로 보인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선거 이후 압구정 등 강남 지역과 목동, 여의도 등의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오르고 매물이 들어가는 현상이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오시장 취임을 전후해 재건축 단지가 모여있는 강남, 잠실, 목동, 여의도의 호가가 1억~2억원씩 치솟은 상태다. 지난달 23억2000만원에 실거래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4㎡(전용면적)는 현재 호가가 25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한달 새 호가가 2억3000만원 폭등했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82㎡ 엿시 지난달 26억8100만원에 거래됐는데 현재 최고 호가가 28억원에 달한다.


이렇다보니 집값 상승이라는 현실적 장벽 앞에서 규제완화에 대한 오 시장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겨우 진정세를 찾은 서울 집값이 재건축 활성화로 다시 요동친다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즉 오 시장의 ‘스피드 주택공급’은 속도조절이 불가피하게 됐다.

오 시장의 고민은 업무보고 첫날 발언에서도 묻어났다. 오 시장은 지난 12일 주택건축본부로부터 첫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주택공급 신호가 갈 수 있도록 신중하고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보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주요 재건축 단지, 한강변 재개발 등 부동산 가격 상승 우려가 있는 지역에 대해 별도의 방지책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주택공급 관련 첫 번째 현장 방문지로 재건축이 아닌 ‘미니 재건축’으로 불리는 가로주택정비사업지를 택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오 시장은 지난 13일 가로주택정비사업지인 강동구 성내동 라움포레아파트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일정이 취소되긴 했지만 재건축 시장의 기대감이 한껏 부푼 상황에서 나온 의외의 선택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오 시장은 민간에 대한 대대적 규제완화를 내세워 10년 만에 화려하게 서울시 수장으로 복귀했지만 ‘신속’과 ‘신중’이라는 두 명제를 동시에 충족할 묘수를 찾아야 하는 숙제를 떠안은 셈이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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