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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긱 이코노미' 경쟁력 높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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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성균관대 명예교수

김경수 성균관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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긱 경제(단기계약으로 채용하는 경제 형태)는 수시로 고용이 일어나는 경제의 한 부문이다. 회사와 같은 조직의 위계질서에서 근로자가 일정한 법적 지위를 갖고 일하는 것과 다르다. 대리기사, 음식배달에서 컴퓨터 코딩, 언론 기고에 이르기까지 형태가 다양하며 대학에서 저렴하게 교육수요를 충족해주는 겸임교수 등 비전임교수직도 마찬가지다. 긱 경제는 고용주 입장에서는 법적 구속이 따르지 않는 독립적인 계약이, 고용인으로서는 유연한 근무 측면에서 서로의 이해가 맞은 결과다. 선진국의 경우 향후 고용의 3분의 1까지 점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긱 경제에 두 가지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우선 디지털 네트워크로 가능해진 스마트폰 앱과 같은 테크 플랫폼의 등장은 긱 경제가 양적으로 엄청나게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위기는 집에 갇힌 소비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각종 생활용품뿐 아니라 음식도 비대면(언택트)으로 구입하게 만들었고,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이 플랫폼 노동에 뛰어들면서 긱 경제가 급팽창했다. 지난해 말 한국노동연구원은 플랫폼 노동자를 15~64세 취업자의 7.5% 정도인 179만명, 그 가운데 배달앱과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고용된 노동자는 22만명으로 추정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일자리가 줄어들자 대신 특수형태 근로종사자(특고 노동자)라고 하는 플랫폼 노동을 포함한 긱 경제 노동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들은 노동자로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해 사회보험의 사각지대에 처한 프레카리아트(저임금저숙련 노동에 시달리는 불안정 노동 무산계급을 가리키는 신조어)라고 불린다. 21세기 새로운 노동의 형태다.


한국노동연구원과 고용노동부는 2018년 말 특고 노동자가 220만명이 넘는다는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정부의 전 국민고용보험 로드맵에 따르면 2025년이 돼야 모든 유형의 노동자들이 고용보험의 혜택을 받을 예정이다.


공급망관리와 유통을 포괄하는 물류산업은 노동집약적 속성으로 인해 특고 또는 플랫폼 노동자가 가장 많이 밀집돼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류산업은 현재 별도로 분류되지는 않고 주로 ‘운수 및 창고업’에 포함돼 정확한 통계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국내 택배시장은 지난 10년간 해마다 10% 내외 성장하다 지난해 코로나19 위기로 온라인 쇼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20% 가까이 성장(7조5000억원)했다. 그러나 반대로 평균 단가는 최저치(2012년 2506원→2020년 2221원)를 기록했다.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택배노동자 과로사가 충분히 이해되는 대목이며 분명 과당경쟁에 그 요인이 있다.


지난달 한 물류회사가 뉴욕 증시에 성공리에 상장돼 큰 화제가 됐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발표한 아시아·태평양지역 소재 500대 고성장기업(중국 제외) 가운데 우리나라는 6위를 차지, 싱가포르(4위, 74개사)의 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나마 상위기업 가운데 우리에게 낯익은 한 음식 배달업체와 물류 관련 기술기업이 포함됐다. 이 사실은 과당경쟁에도 불구하고 물류산업의 성장잠재력이 매우 높다는 함의를 준다. 여기에 사회와 경제정책이 서로 견인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물류산업을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입되는 노동의 안전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시행해야 한다. 높은 안전기준을 넘어 충분한 자본과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 산업을 주도할 때 노동을 보호하고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김경수 성균관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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