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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주세요" 도망치다 갑자기 무릎 꿇은 정인이 양부 '울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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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를 학대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양부 안모씨가 취재진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 사진=연합뉴스 영상 캡처

정인이를 학대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양부 안모씨가 취재진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 사진=연합뉴스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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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주 기자] 입양아 정인이를 학대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양부 안모씨가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모습이 취재 카메라에 포착됐다.


아동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의 세 번째 재판이 열린 3일 서울남부지방법원 건물 남쪽 출입구는 정인이 양아버지를 기다리는 수십명의 시민들로 가득찼다.

하지만 안씨는 시민들을 피한 듯 법원 반대쪽 출입구로 나왔고, 이를 발견한 취재진이 안씨에게 가 입장을 물었다.


양아버지 안씨는 도망치듯 빠르게 뛰기 시작했고, 취재진들은 안씨를 빠르게 쫓아가며 질문했다.


"지인이 '아이가 계속 방치됐다'고 진술했는데 어떤 입장인가" "아랫집 주민이 (정인이가 숨진 날) '쿵' 소리를 들었다고 하는데 이 소리는 어떻게 난 것인가?" "정인이에게 하실 말씀 없는가"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고, 안씨는 '죄송하다. 잘못했다','살려주세요'라는 말 만을 되풀이했다.

정인이가 숨진 날, 아랫집 주민이 들었다는 '쿵' 소리는 왜 난 건지 다시 묻자 안씨는 "출근한 상태여서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취재진은 이어 양어머니 장씨와 그 때 상황에 관해 얘기하진 않았는지 질문했다.


"죄송합니다. 너무 죄송합니다"고 답하던 양부는 갑자기 취재진 앞에 무릎을 꿇었다. 울먹이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던 안씨는 다시 일어나 걸음을 재촉해 기자들로부터 멀어졌다.


이날 재판에서는 양부모의 지인, 아랫집 주민, 대검찰청 심리분석관이 증인으로 나섰다.


증인 신문에서 정인이 부모의 지인 A씨는 '엄마 장씨가 정인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방치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경기도 김포 한 카페를 장씨와 함께 갔다. 엄마 장씨가 잠든 정인이를 1시간 넘게 차 안에 둔 채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고 증언했다.


이어 "(식사 자리에서) 정인이에게 맨밥만 먹이지 말고 고기도 주라고 얘기했지만 장씨가 '간이 된 음식은 안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A씨는 "(정인이를 처음 만난) 지난해 3월에는 (정인이가) 다른 아이와 다를 바 없이 건강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말에 봤을 땐 얼굴이 까매졌고, 다리에 얼룩덜룩한 멍 자국도 보였다"고 회상했다.


아랫집 주민 B씨는 정인이가 숨진 지난해 10월13일 "덤벨이 떨어지는 듯한 소리를 수 차례 들었다"면서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소리와는 전혀 다른 소리"였다고 증언했다.


B씨가 직접 윗집에 장씨를 만나러 갔는데 "(장씨가) 울고 있었고, '나중에 말씀드린다' 말했다"고 기억했다.


B씨는 "(지난해 추석 즈음)여성이 소리를 지르며 무언가를 던지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며 "부부싸움 같았지만 상대방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고 했다.


대검찰청 심리분석관 C씨는 "정인이의 양엄마가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은 걸로 보인다"면서 "정인이를 발로 밟지 않았다는 진술도 거짓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봉주 기자 patriotb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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