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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날엔…] 17대 국회, 같은 지역구에서 두 번 당선된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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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26 재보선 결과, 열린우리당에 '악몽' 한나라당에 '아쉬움' 남겨
송파갑 맹형규, 서울시장 출마 위해 의원직 던졌다가 자기 지역구 재보선 당선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편집자주‘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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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는 한국의 정치 현실을 드러내는 거울이다. ‘진기록’이라는 수식어를 남긴 어떤 장면을 접하다 보면 ‘대단한 일’을 해냈다는 평가보다는 ‘어떻게 이런 일이…’라는 반응이 어울릴 때도 있다.


2006년 7월26일 여의도 정가를 놀라게 했던 ‘그 장면’도 마찬가지다. 7·26 재보선은 당시 집권 여당이자 원내 제1당이었던 열린우리당에 ‘참담한 기억’을, 여론조사 지지율 1위 정당이었던 한나라당에는 ‘곤혹스러운 장면’을 안겨줬다.

결론부터 말하면 서울 성북을, 송파갑, 경기 부천 소사, 경남 마산시갑 등 4개 지역구에서 4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7·26 재보선에서 열린우리당은 단 한 명의 당선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무늬만 제1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의 어두운 미래를 암시하는 예고편이었다. 한나라당은 송파갑, 부천소사, 마산시갑 등 3개 지역구에서 승리했는데도 승리의 샴페인을 터뜨리기 어려웠다.


서울 성북을에서 일격을 당했기 때문이다. 성북을은 민주당 조순형 후보가 한나라당 최수영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조순형 후보는 44.3%의 득표율을 얻었고 최수영 후보는 40.1%를 얻는 박빙의 승부였다.

7·26 재보선 승리는 호남을 정치 기반으로 하고 있던 민주당에 기회를 안겨줬다. 열린우리당과의 분당 이후 당세가 위축됐던 민주당이 반전의 기회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은 3위에 그쳤다. 성북을 선거 결과는 한나라당에도 뼈아프게 다가왔다.


한나라당은 내심 전승을 기대했는데 정당 지지율에서 한참 떨어지는 민주당에 패했기 때문이다. 7·26 재보선 결과가 나온 이후 관심의 초점은 성북을 조순형 당선자에 쏠렸지만 정치사에 진기록을 남긴 인물은 따로 있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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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직을 던졌던 ‘정치인 맹형규’가 다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는 2006년 5월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이 되고자 배수의 진을 쳤다. 17대 총선에서 서울 송파갑 지역구에 당선됐던 그는 국회의원을 던지는 결기를 보여줬다. 그는 2006년 1월31일 송파갑 지역구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정치인 오세훈'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은 그의 꿈을 깨뜨렸다. 정치인 맹형규는 서울시장 당내 경선의 벽도 넘어서지 못했다. 서울시장 꿈을 키우다 송파갑 지역구 의원 자리도 내놓게 된 정치인 맹형규. 7·26 송파갑 보궐선거는 그의 의원직 사퇴가 원인이었다.


17대 국회 송파갑 지역구 새로운 국회의원이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이 컸는데 여의도 정가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흥미로웠다. 한나라당 송파갑 재보선 후보로 정치인 맹형규의 이름이 오르내렸기 때문이다. 자기가 의원직을 던진 자리에 다시 자기가 출마해 당선된다는 것은 정치 도의상 논란이 될 수 있는 장면이다.


하지만 ‘지역구 주민이 원한다면’ 출마의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정치인 맹형규가 송파갑 국회의원이 되고자 다시 출사표를 던지자 주민들은 그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한나라당 송파갑 지역구 후보로 7·26 재보선에 나섰던 맹형규 후보 득표율은 76.8%에 달했다.


경쟁 정당인 열린우리당 후보가 얻은 득표율(23.2%)의 3배가 넘는 수치였다. 17대 국회에서 두 번이나 한 지역구에서 당선된 인물, 그 진기록의 조력자는 해당 지역구 주민들이었다. 이런 결과가 가능했던 이유는 집권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에 대한 비판 정서와 정치 냉소주의에 따른 투표율 저하가 원인이었다.


7·26 재보선 투표율은 24.8%로 집계돼 역대 재보선 역사상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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