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위크리뷰]'자영업 손실보상' 급물살…재정적자우려에 국채시장 요동

최종수정 2021.01.23 08:41 기사입력 2021.01.23 08:41

댓글쓰기

홍남기 부총리 '재정상황과 재원여건도 고려해야' 반기에도
여당 한 달에 24조 드는 안 내놓아
재원은 한은 국채매입으로?…국채금리 급등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헬스장필라테스, 스터디카페, 스크린골프, 코인노래방 등 관계자들이 오는 16일 발표 예정인 집합금지업종 조정 관련 자영업자 3대 공동요구사항을 발표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헬스장필라테스, 스터디카페, 스크린골프, 코인노래방 등 관계자들이 오는 16일 발표 예정인 집합금지업종 조정 관련 자영업자 3대 공동요구사항을 발표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기획재정부의 부정적 입장에도 불구하고 소상공인·자영업자 매출 피해 보상안 검토를 공식화하며 '자영업 손실보상제'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여당은 정 총리의 발언이 나온지 하루만에 각종 법안을 쏟아내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정상황과 재원여건도 고려해야 한다며 반기를 들었지만, 정 총리나 민주당 측에서 홍 부총리 글에 대한 공식적인 대응은 없는 상황이다.


자영업자 손실보상제를 시행하려면 결국 정부의 대규모 국채발행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국채시장은 수급 우려가 나오면서 금리가 일제히 치솟았다.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한국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0.5%까지 내린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구축효과(정부가 국채 발행 확대로 시장금리를 밀어 올려 민간의 소비·투자 활동을 위축시키는 것)가 나타나는 것이다.

코로나19 방역조치 과정에서 국가가 강제적으로 영업을 제한한 만큼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주장과, 나랏빚 규모를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지원이라는 주장이 맞붙으며 사회적 갈등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자영업 손실보상 저항 말라" 기재부 질타한 정세균…홍남기 "재정은 화수분이 아냐"

정 국무총리는 지난 21일 자영업 손실보상제를 위한 법·제도적 개선안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그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의 방역 기준을 따르느라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한 분들에게 적절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제는 이를 제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기재부는 당초 손실보상제에 대해 '법제화한 해외 사례를 찾기 어렵다'며 부정적인 입장이었지만, 정 총리는 기재부의 보고를 받고 격노하며 공개 질타하기도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손실보상제 법제화에 대해 다시 한 번 반기를 들었다. 그는 22일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권의 영업제한 손실보상 제도화 추진과 관련해 "가능한 한 도움을 드리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면서도 "입법적 제도화와 관련해 재정당국으로서 어려움이 있는 부분, 한계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있는 그대로 알려드리고 조율하는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수장으로서 현재 국가채무에 대한 부담 등 여건에 대해서도 거듭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면서 국가채무가 빠르게 늘어나는 등 재정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며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기 때문에 재정상황, 재원여건도 고려해야 할 중요한 정책변수중 하나라는 점을 늘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정세균 국무총리(오른쪽)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정세균 국무총리(오른쪽) [이미지출처=연합뉴스]



與 월 24.7조 손실보상법 발의…재원은 한국은행 국채매입

기재부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여당은 정 총리가 직접 검토를 지시한 지 하루만에 한 달에만 24조원이 소요되는 안을 내놓았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극복을 위한 손실보상 및 상생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했다. 코로나19 등 감염병 방역 강화로 집합금지 조치를 당한 자영업자의 손실을 최대 70%까지 보장해주는 내용이 골자다. 영업제한 업종에는 60%, 그 외 일반업종에는 50% 범위 내에서 금액을 보상할 수 있도록 했다.


민 의원 추산에 따르면 이 경우 월 24조7000억원이 소요된다. 민 의원은 재원 마련을 위해 국채를 발행하고, 발행한 국채는 한국은행이 매입하는 안을 제안했다. 민 의원은 특별법에 당내 50여명의 의원이 공동발의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막대한 정부 예산이 필요한 자영업 손실보상제가 급물살을 타자 국채금리는 요동을 쳤다. 전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758%로 전일보다 0.052%포인트 올랐다. 2020년 1월20일(연 1.762%) 후 최고치다. 20년물 국고채 금리도 0.034%포인트 오른 연 1.867%에 마감하며 2019년 5월22일(연 1.872%)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년물 국고채 금리 역시 0.022%포인트 오른 연 0.993%에 올랐다. 지난달 17일(연 0.999%)후 최고치다.


재정적자 우려가 커진 결과다. 정부가 자영업자 재원을 마련하려면 대규모 국채 발행이 필수적이고, 그만큼 시장에 국채가 풀리면서 국채가격이 하락(국채금리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렇게 국채금리가 뛰면 한은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내린 효과도 사라질 수밖에 없다. 시장금리가 치솟으면 결국 생계자금 대출이 필요한 가계와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커지는 결과를 낳는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