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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중앙은행은 '디지털 화폐' 경쟁 중 [임주형의 테크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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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중앙은행 80%, 디지털 화폐 연구·개발
현실 화폐 디지털화 노려…효율성·투명성 증진 기대
가장 적극적인 中…'디지털 위안' 통해 기축통화 노려

가상화폐 / 사진=연합뉴스

가상화폐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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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일상생활의 디지털화가 가속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우리가 사용하는 돈, 즉 현금의 디지털화도 점차 현실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바로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소리 없는 연구개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이른바 '디지털 화폐' 덕분입니다.


돈의 디지털화 실현하는 디지털 화폐

디지털 화폐는 돈의 금전적 가치를 전자적인 형태로 저장하고 거래할 수 있는 통화를 의미합니다. 본래 이같은 '가상화폐' 중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이 대표적이지만, 디지털 화폐는 중앙은행이 직접 화폐를 발행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암호화폐와 구분됩니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은 분산 네트워크 환경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중앙 통제가 힘들고, 가격 변동성이 커 한 국가의 화폐로 쓰이기엔 실효성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디지털 화폐는 중앙은행 발행하고 관리감독을 하기 때문에 훨씬 안정적입니다.


디지털 화폐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는 중국입니다. 앞서 지난 12일(현지시간), 중국 인민은행은 직접 개발한 디지털 화폐인 '디지털 위안'화를 선전시에서 시범적용 테스트한 바 있습니다. 테스트 대상자가 된 시민들은 '디지털 위안화 앱'을 통해 200 디지털 위안(3만3926원)을 받고, 테스트 기간 동안 선전시 내 3389개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현금처럼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중국 위안화 / 사진=연합뉴스

중국 위안화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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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위안의 사용법은 기존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전자결제와 비슷합니다. 결제용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어플리케이션(앱)에 저장된 전자화폐가 지출됩니다. 다만 은행 계좌나 카드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일반적인 전자결제와 달리, 디지털 위안은 중간 매개체 없이 바로 거래가 가능합니다.


디지털 화폐의 장점은 투명성입니다. 우리가 기존에 사용하던 통화가 '디지털화' 함으로써, 중앙은행은 현금 흐름을 더욱 정확하게 볼 수 있습니다. 즉 돈이 불법적인 일에 쓰이는 징후가 있는지 감시하기 쉽고, 채무 불이행 등 신용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 중앙은행이 경기부양 등 통화정책을 펼 때 효율성도 증진됩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뿐 아니라 다른 여러 나라들도 이같은 이유로 디지털 화폐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66개국 중앙은행 가운데 80% 이상이 디지털 화폐 연구·개발에 돌입한 상황입니다. 한국은행 또한 2021년을 목표로 디지털 화폐 파일럿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경제 패권 꿈꾸는 나라들 동상이몽


하지만 각국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추진하는 것은 단순히 효율성, 투명성 때문만은 아닙니다. 디지털 화폐는 멀지 않은 미래에 글로벌 '패권 경쟁'의 수단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제 기축통화 달러. / 사진=연합뉴스

국제 기축통화 달러.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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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디지털 위안은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되고 있는 4대 기축통화(달러·유로·파운드·엔)와 경쟁하는 대안적 통화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제 거래에서 위안화의 비중은 1.91%에 불과해 달러(38.96%), 유로(36.04%), 파운드(6.7%) 등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디지털 위안을 조기에 도입함으로써 글로벌 디지털 결제 체계 시장을 선점한다면,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서 위안은 달러와 같은 위상을 지니게 될 수도 있습니다.


반면 미국·유럽 등 이미 기축통화국 지위를 누리고 있는 선진국들은 기존 패권을 지키기 위해 디지털 통화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리브라' 등 민간에서 개발한 전자화폐, 혹은 다른 디지털 화폐가 기존 통화 패권을 뒤흔드는 것을 원치 않는 셈입니다.


일각에서는 국제 공통 디지털 화폐를 만들어, 특정한 전자 화폐가 디지털 결제 체계를 독차지하는 것을 방지하자는 제안도 나옵니다.


마크 카니 전 영란은행 총재는 지난해 8월 '합성패권 통화(SHC·Synthetic Hegemonic Currency)'라는 개념을 제안했습니다. SHC는 각국의 디지털 화폐를 국제 네트워크로 연결해 일종의 '범세계적 디지털 화폐'를 구축, 세계 공통 기축통화로 쓴다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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