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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에 낯뜨거운 DM 추파…SNS까지 파고든 '검은 손'

최종수정 2020.10.23 17:30 기사입력 2020.10.2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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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 틱톡·인스타그램 등
얼굴·사적 정보 등 공개 게재

"만나면 돈 줄게" 조건만남 등
성적 메시지 무차별 범람

디지털 성범죄 무방비 노출
센터 신고 연령 점점 어려져

10대들에 낯뜨거운 DM 추파…SNS까지 파고든 '검은 손'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박준이 인턴기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워 11만명을 거느린 이른바 '인플루언서' A양. 고등학생인 그는 하루에 4, 5번 정도 메시지를 받는다. 대부분 남성이며 또래도 아닌 성인들로 추정된다. 내용은 옮기기 낯뜨거운 것들이다. "나 지금 미치겠어"나 "스타킹 좀 파세요" 정도는 약과다. A양은 "일상 사진을 모아두려 만든 SNS 계정인데 이런 메시지가 자꾸 와서 불쾌하다"고 호소했다.


인스타그램과 또다른 SNS 틱톡에 사진을 올리는 고등학생 B양도 한 달에 두 번 정도 '조건 만남'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받는다고 한다. B양은 "만나면 돈을 준다는 사람이 많다"며 "오는 것마다 바로 차단하고 있지만 막아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SNS가 지인과의 소통 기능을 넘어 광고협찬 유치 등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이 같은 부작용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10대들 역시 SNS 속 자신을 대중에게 알리거나, 아예 '브랜드화' 해서 수입까지 노려보는 게 유행을 타고 있다. SNS에 자신의 외모가 잘 드러나는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면 화장품이나 의류 업체 등으로부터 광고 제안을 받기도 한다. 상업적이든 아니든 자신을 '널리 알리는' 것이 목적이다보니 사진을 모두 공개해야 하고, 이를 본 '나쁜 어른'들의 접촉도 빈번히 이루어지는 것이다.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아이가 올린 게시글에 성인 남자들이 추파를 보내는 경우를 종종 목격했다"며 "SNS에 얼굴을 올리고 개성을 드러내는 게 요즘 아이들 문화라 막거나 간섭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10대들에 낯뜨거운 DM 추파…SNS까지 파고든 '검은 손'

실제 아동 상담센터로 접수되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 아동의 연령대는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 박혜영 서울해바라기여성아동센터 부소장은 "센터로 연락이 온 사례 중 초등학교 1학년도 있었다"며 "SNS 상 간편한 메시지 교환은 과거보다 훨씬 유해한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해 유튜브는 메시지 기능을 전면 차단하고 틱톡도 올해부터 만 16세 이하 이용자에 부모 동의 없이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없도록 했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에는 이 같은 제한이 없다.


이 같은 행태에 대해 전문가는 성범죄 예방을 위한 입법 논의가 필요한 단계라고 지적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SNS 메시지가 대부분 1:1 비밀 채팅 형태인 탓에 제지하기가 어렵다"며 "해외처럼 온라인 그루밍 처벌법 등 디지털 성범죄 예방을 위한 입법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박준이 인턴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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