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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이번 추석이 마지막 명절 영업입니다"

최종수정 2020.09.29 10:51 기사입력 2020.09.2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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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서울권 첫 점포정리 '빅마켓 도봉점'
모처럼 추석 특수에도 직원들 우울

반짝 대목에도 백화점, 대형마트 복잡한 속내
유통법 연장 규제에 매장 잇단 폐점

디지털 혁신 한창 전통시장…모처럼 활기
시장 곳곳에 '카드 사용 가능', '배달의 민족' 문구

롯데쇼핑이 백화점과 대형마트 슈퍼 등 700여개 오프라인 점포 중 30%인 200여개의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하며 서울에선 빅마켓 도봉점이 오는 11월 30일까지 영업하며 폐점을 앞둔 29일 서울 도봉구 빅마켓 도봉점이 개장을 앞두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롯데쇼핑이 백화점과 대형마트 슈퍼 등 700여개 오프라인 점포 중 30%인 200여개의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하며 서울에선 빅마켓 도봉점이 오는 11월 30일까지 영업하며 폐점을 앞둔 29일 서울 도봉구 빅마켓 도봉점이 개장을 앞두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차민영 기자, 이승진 기자] 추석 명절 이틀 전인 28일 오후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롯데마트의 창고형 할인매장 '빅마켓 도봉점'. 낮 시간임에도 제수용품과 선물세트 등을 구매하려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도봉점에 따르면 매장은 개점과 동시에 손님이 몰려 이례적으로 오전에 계산대 10곳을 모두 운영할 정도로 붐볐다. 의무휴업 규정에 따라 전날 문을 열지 않아, 아침 일찍 장을 보려는 지역 주민들이 몰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모처럼 추석 특수를 누렸지만 직원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2013년 오픈한 빅마켓 도봉점은 이번 추석이 마지막이다. 11월 30일에 문을 닫는다. 매장에서 만난 직원 A씨는 "올해가 이 점포에서 맞는 10번째이자 마지막 추석"이라며 "단골손님들과 함께 점포에 많은 애정을 쏟았는데 설마 하던 우려가 현실이 돼 허탈하다"고 전했다. 폐점 결정에 아쉬움이 더 많이 남는 이유는 지난 6월 회원제를 폐지 이후 손님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손님도 늘고 매출도 정상화됐지만 폐점이 결정된 주 요인은 월 2회 의무휴업 등을 강제하는 유통산업발전법의 5년 연장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한 영향이 크다. 각종 규제로 누적된 적자를 만회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오프라인 매장은 계속 문을 닫고 있다. 규제의 칼끝이 덜 미치는 온라인으로 사업 방향을 바꿀 수 밖에 없다.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형성된 상권도 위기 일로다. 주변 상인들의 속은 타들어간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상영(가명ㆍ48)씨는 "장을 보러 오가는 길에 식당을 찾는 손님들이 꽤 됐는데 매장이 문을 닫게 되면 매출에 직격탄을 맞게 될 것 같다"라며 "이 큰 매장이 텅 비게 되면 인접 상권 전체가 망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을 사흘 앞둔 28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을 사흘 앞둔 28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는 막바지 추석선물을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우와 과일 선물세트를 사려는 사람들이 특히 많았다. 한우를 판매하는 직원은 "코로나19 여파로 고향을 방문하지 못하는 아쉬운 마음에 예년보다 선물을 하려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와인 매장에는 30~40대 고객들이 몰렸다. 회사원 김정희(35)씨는 "매년 고향에 내려가 친구들을 만났는데 올해는 못 내려가 선물로 마음을 전하기 위해 백화점에 들렀다"고 말했다.


가을 정기세일에도 소비자 지갑이 열렸다. 이날 신세계 타임스퀘어점에는 의류와 화장품을 구경하는 20~30대 고객이 즐비했다. 건물 한동 전체를 90여개의 생활 브랜드로 채운 리빙관에도 사람들이 몰렸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역시 지난 주말 전체 매출은 9.7% 증가하는 등 특수를 맞았다.

추석 대목과 가을 정기세일로 백화점에 모처럼 훈풍이 불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정치권에서 백화점과 복합쇼핑몰까지 주말 영업제한을 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통과돼 백화점, 아웃렛, 복합쇼핑몰까지 의무 휴업을 강제할 경우 대형마트처럼 위기가 하는 법안이 통과되면 영업환경이 악화하는 건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28일 서울 강북구 수유재래시장 곳곳에 배달과 온라인 주문과 관련한 홍보 문구가 붙어있다. (사진=차민영 기자)

28일 서울 강북구 수유재래시장 곳곳에 배달과 온라인 주문과 관련한 홍보 문구가 붙어있다. (사진=차민영 기자)


반짝 대목에도 활짝 웃지 못하는 대형마트, 백화점과 달리 전통시장에는 활기가 돌았다. 수유재래시장에는 전과 떡, 송편, 김치, 나물류, 야채 청과, 차례상 제수용품 외에도 시장 명물 빨간 홍어회무침과 꼬마김밥, 꽈배기, 만두 등 먹거리 코너에 긴 줄이 세워졌다. 모처럼 활기를 띈 전통시장은 디지털 혁신이 한창이다. 시장 곳곳에는 '카드 사용 가능', '온누리 상품권', '제로페이'를 비롯해 '놀장(놀러와요 시장) 앱 사용처', '배달의민족' 등 서비스 홍보 문구들이 붙어 있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우리동네 장보기'와 공공배달 애플리케이션 '놀장(놀러와요 시장)'으로 서울 강북 일대 실시간 배송까지 가능해진 것도 특징이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도 전통시장을 찾지 않던 사람들이 디지털 전환에 발맞춰 전통시장을 찾고 있었다. 만두가게 주인 한주연(가명)씨는 "대형마트 영업 규제에도 손님들 발길이 끊겨 걱정이었는데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한 뒤 주문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지금은 배송 매니저가 돌면서 상품을 모아서 가져가는데 관련 인력 등 공공 지원이 확대되면 좋을것 같다"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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