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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대선 미스터리, 1469만표 얻은 후보가 패배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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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대선을 가르는 4개의 키워드 ③선거구도…文대통령 대선 득표수, 낙선한 2012년이 당선된 2017년보다 많아

편집자주[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대권은 정치인의 꿈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여러 차례의 정치적 고비를 넘어야 하고, 시대의 흐름을 타고 나야 한다. 한국 대선 역사를 되짚어보면 판도를 가른 요인은 추려낼 수 있다. 지역과 인물, 선거구도와 투표율 등 대선 판도를 좌우했던 키워드를 토대로 4회에 걸쳐 역대 대선을 분석해본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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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제19대 대선에서 2012년 제18대 대선보다 더 많은 국민의 표를 받고 당선됐을까. 2017년 대선이 압승으로 끝났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당연히 그럴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정반대이다. 2012년 대선이 득표수도 더 많았고, 득표율도 더 높았다.


문 대통령은 2017년 제19대 대선에서 1342만3800표(41.08%)를 얻으며 당선됐다. 유권자 1300만명이 넘는 인원이 정치인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선택한 셈이다. 2위와 3위를 기록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득표율이 각각 24.03%와 21.41%를 기록한 것을 고려한다면 압승이라고 평가할만한 결과이다.

흥미로운 점은 문 대통령이 2012년 제18대 대선에서 1469만2632표(48.02%)를 얻었지만 대통령으로 당선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한국 정치에서 48%가 넘는 득표율과 1500만표에 가까운 득표수를 기록한 후보가 대선에서 패배한 것은 2012년이 처음이고 앞으로도 나오기 힘든 기록이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치뤄진 15일 서울 영등포구 다목적배드민턴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관계자들이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치뤄진 15일 서울 영등포구 다목적배드민턴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관계자들이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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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아쉬운 패배가 아닐 수 없다.


2012년 대선이 역대급 기록을 남긴 이유는 독특한 선거구도로 치러진 선거였기 때문이다. 2012년 대선에서는 단 2개의 정당만이 대선 후보를 출전시켰다. 군소 정당은 물론이고 유력 정당들도 대선 후보 출전을 포기했다.

2012년 대선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양자 대결이었다.


문재인 후보가 당시 높은 득표율과 득표수를 기록했음에도 패배한 간단한 이유는 박근혜 후보가 더 많은 득표와 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후보의 득표수는 1577만3128표에 달했고 득표율은 51.55%를 기록했다.


당시 문재인 후보 쪽에서는 진보·개혁 진영의 단일후보로 나서면 승리를 거둘 것으로 생각했다. 진보정당이나 호남을 지역 기반으로 하는 또 다른 정당이 대선 후보를 내지 않는 상황, 개혁 성향의 무소속 후보도 출마하지 않는 상황을 대선의 필승 시나리오로 받아들였다.


2012년 대선 미스터리, 1469만표 얻은 후보가 패배한 까닭 원본보기 아이콘


당시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에 힘을 쏟은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각각 대선에 출마했다면 2012년 대선은 박근혜 후보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을지 모른다.


선거구도가 대선에서 양날의 검으로 작동하는 이유는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 때문이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를 이뤄냈지만 이는 박근혜 후보 지지층들의 결집 요인으로 작용했다. 문재인 후보 쪽이 뭉친 것처럼 박근혜 후보 쪽도 위기감을 느끼며 똘똘 뭉쳤다.


보수 정치세력이 평소 대선과는 달리 단 한 명의 후보(박근혜)만 출전시키면서 맞대응에 나선 것은 2012년 대선 판도를 가른 핵심 변수였다. 문재인 후보 입장에서는 악재였다. 선거구도가 불리하게 짜여졌기 때문이다.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결국 문재인 후보 쪽으로 단일화는 됐지만 지지자들은 마음의 상처를 간직한 채 투표에 임했다. 흔쾌히 문재인 후보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다른 선택'을 하는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이 존재했고, 이들의 역선택은 2012년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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