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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시장 고사 위기] 은행 수탁사마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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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탁거부사태 사모펀드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옵티머스 사태 이후 수탁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이젠 은행들이 펀드를 안 받아주겠다고 문을 걸어 잠궈버리니, 연말까지 손가락만 빨게 생겼습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한숨을 내쉬었다. 시중은행들이 라임, 옵티머스, 젠투 등 사모펀드에서 환매 중단 사태가 연이어 사모펀드 수탁업무 중단에 나서면서 펀드 설정에 애를 먹고 있어서다. 올해 연말까지 수탁사들의 사모펀드 거부사태가 계속될 경우 수익성이 악화된 소규모운용사들의 줄도산이 본격화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펀드시장 고사 위기] 은행 수탁사마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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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을 제외하고는 모두 사모 펀드 수탁업무를 중단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까지는 시중은행에서 1~2개월 정도의 대기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최근에는 이마저도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일부 수탁업무가 이뤄지고는 있지만 대형사들이 내놓는 펀드 1~2개만 받을 뿐이다. 중소 운용사의 경우 모든 준비(딜 메이킹)를 해놓았더라도 시중은행에선 신규 설정 자체를 받아주지 않는다.


수탁업무란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 실물을 보관하는 것으로 통상적으로 시중은행들이 이 업무를 맡고 있다. 증권투자신탁업법에 따르면 운용사들은 고객의 돈을 받아 투자한 유가증권을 별도기관에 맡기도록 돼 있어 수탁사를 찾지 못할 경우 펀드 설정 자체가 불가능하다.


시중은행들이 최근 들어 수탁업무를 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데에는 일련의 사모펀드 환매 사태를 겪은 여파가 크게 작용했다. 수탁업무를 맡으며 시중은행들이 얻는 수탁 수수료는 0.03~0.04% 수준으로 다른 상품에 비해 현저히 낮게 책정돼있다. 그런데도 최근 옵티머스 사태 이후 수탁사에 과도한 책임을 묻자 부담을 느낀 것이다. 지난 6월 검찰은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 하나은행을 압수수색을 했고 금융감독원은 하나은행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했다. 당시 하나은행 측은 "사모펀드 수탁의 경우 공모펀드 수탁과는 달리 운용사의 운용상 위법과 부당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가 없다"고 밝혔지만, 일부 투자자는 수탁사의 업무 배임행위라고 주장했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예전엔 증권사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를 통해 수탁사를 찾아갈 경우 잘 받아주는 경향이 있었는데, 사모펀드 사태가 터지고선 PBS를 끼고 들어가도 펀드 설정이 어렵다"고 전했다. PBS는 펀드 자산관리, 대차, 신용공여, TRS 등의 서비스를 사모펀드에 제공하는데, 펀드 관리에 대해선 은행과 간접적으로 수탁업무를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이에 따라 PBS를 제공하는 일부 증권사의 경우 사모펀드 수탁사 업무를 직접 맡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증권사 중에선 KB증권이 사업성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탁업무를 전문적으로 하는 은행은 사모펀드 수탁업무를 위한 전산을 따로 설치하거나 인력을 새롭게 투입하지 않아도 된다"며 "증권사들이 지금부터 전산을 설치하고 조직을 만들어 수탁업무를 시작하는 비용부담 때문에 섣불리 시도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소규모 사모 운용사 중 올해를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는 곳이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신규 사모펀드 설정 규모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크게 감소한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전일까지 국내에 설정된 사모펀드는 7월 197개, 8월 197개, 9월 71개로 총 443개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1272개)과 비교하면 65%가량 줄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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