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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로마는 하루아침에 무너진 것이 아니다

최종수정 2020.09.22 13:41 기사입력 2020.09.2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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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로마는 하루아침에 무너진 것이 아니다


작은 도시국가 로마가 어떻게 전무후무한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을까? 여러 가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어느 가설에서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애국심이다. 전쟁이 일어나면 시민군을 편성하였는데 군에 소집이 되면 필요한 장비와 식량을 스스로 준비해 참가했다. 그럼에도 로마를 위해 전쟁에 참가한다는 것을 최고의 영예로 여겼다. 소집되지 못한 시민은 큰 불명예와 수치라고 생각했다.


오랜 공화정 동안 위대한 양심들이 지도적 역할을 했다. 킨키나투스(Lucius Quintius Cincinnatusㆍ519~430 BC)는 그 가운데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농부이자 군인이었다. 한 번은 이웃 국가의 침입으로 다른 한 번은 내부 반란으로 로마가 심각한 위기에 놓였을 때 원로원은 그를 독재관에 임명하였다. 독재관은 나라의 모든 권력을 독점하는 왕과 같은 자리였다. 물론 위기 극복을 위해 일시적으로 임명됐다.

위기가 수습되자마자 그는 하루도 지체하지 않고 독재관의 자리를 내려놓고 농부로 돌아갔다. 여담이지만 그로부터 2200년 이상이 지난 다음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ㆍ1732~1799) 또한 킨키나투스의 전례를 따랐다. 그는 독립전쟁에서 승리한 이후 왕으로 등극해 왕정을 펼칠 것을 권고받았지만 이를 거부했다. 1797년 두 번 임기의 대통령을 마치고 그 또한 버지니아의 농부로 돌아갔다.


작은 도시국가 로마가 이탈리아 반도로 그리고 지중해 연안으로 세력을 확장해 나아가는 데에는 이런 애국심이 가장 중요한 기초였다.


그런데 로마의 영토가 확장되면서 전쟁이 끊이지 않게 됐다. 한 번 전쟁터에 나아가면 몇 년씩 전장에 있어야만 하는 경우가 나타나면서 고향의 농토가 황폐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였다. 점점 로마 시민의 애국심이 바닥나기 시작했다. 로마 시민권이 이탈리아 반도로 확대된 것이 그 즈음이다. 군벌 사이에 내전이 확대되면서 군인 모집이 용이하도록 시민권을 확대한 것이다.

원거리 전쟁과 희석된 시민권 때문에 로마 시민의 애국심이 예전 같지 않았을 것은 자명하다. 공화정이 제정으로 바뀌고 동과 서로 제국이 분할되면서 로마의 애국심은 더욱 크게 퇴락했다. 시민군은 용병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힘이 센 외세에는 금은보화의 뇌물을 제공해 침입을 막았다. 이를 위해 막대한 세금이 징수됐다. 먼 옛날의 애국심은 간 데 없고 각자도생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끝내는 제국이 사상누각이라 할 수밖에 없게 됐다.


나라를 지탱하고 번영하게 하는 필요조건은 애국심이다. 애국심이 존재한다고 나라가 반드시 번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애국심 없이 나라가 번영하고 오래 유지되는 법은 없다. 애국심의 첫걸음은 나라의 법과 규칙을 지키는 것이다. 특별히 순교할 이유도 없다고 본다. 법과 규칙을 무시하고, 나라와 권력을 사리사욕과 당파의 이익에 종속시킴과 동시에 나라는 서서히 몰락하기 시작한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무너진 것이 아니다.


이 나라의 지도자라는 인사들의 일탈이 위험 수준이다. 특별히 법과 규칙을 바로 세워야 할 법무부 장관들이 법과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최악이다.


그런 사람들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하고 유지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가관은 도대체 무엇인가? 이 나라는 대통령의 것도 법무부 장관이나 민주당의 것도 아니다. 일시적으로 맡겨진 권력을 이런 식으로 행사한다는 것은 애국심에 크게 반하는 것이다. 파벌과 이념이 아니라 나라를 생각하라고 충고하고 싶다. 나라를 위한 심모원려 없이 행해지고 있는 정치가 염려스럽다. 이 나라의 미래가 염려스럽다.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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