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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외규정에도 현실 미반영…재건축 2년 의무거주 불만 폭발

최종수정 2020.09.18 11:05 기사입력 2020.09.1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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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 주민들 탄원서 모집
조합원 실거주 요건 판단
세대주 아닌 세대원 기준 주장
계약갱신청구권에 입주 못할땐
예외인정·소급적용 철회를

예외규정에도 현실 미반영…재건축 2년 의무거주 불만 폭발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의 2년 실거주 의무 도입을 놓고 주요 재건축 추진단지 주민들의 불만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최근 당정협의를 통해 일부 예외규정이 마련되긴 했지만 여전히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며 일부 단지에서는 탄원서 제출 등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최근 2년 실거주 의무에 대한 예외규정을 마련해 달라는 탄원서 모집에 나섰다. 주민들은 세대주가 아닌 세대원을 기준으로 조합원 실거주 요건을 판단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택의 세대주가 해외나 지방에 근무하고 자녀 등 세대원만 주민등록한 경우에도 실거주로 인정해달라는 것이다. 또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으로 2년간 소유자가 입주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생기면 이 역시 예외규정으로 인정해 달라는 의견과 소급 적용을 철회해달라는 내용도 담았다.

재건축 조합원 실거주 의무란 연말로 예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 이후에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는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단지에서는 조합원이 2년 실거주 요건을 충족해야 새 아파트 입주 자격을 주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정부는 6ㆍ17 부동산 대책 당시 이 같은 방침을 발표했으며 최근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정협의를 거쳐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안은 오는 20일까지 입법예고기간을 거쳐 상정될 예정이다.


개정안을 보면 기존 대책 발표 때와는 달리 임대사업자나 장기출타자 등에 한해 2년 실거주 의무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각종 예외규정이 마련됐다. 구체적으로 조합원 분양공고를 낼 때 임대사업자의 의무임대 기간이 끝나지 않았거나, 임대 기간이 끝나고 1개월 안에 입주했지만 2년을 채우지 못할 경우 예외로 인정받도록 했다. 또 근무 등 생업상 이유로 타지에서 일하고 모든 가구 구성원이 다른 지역에서 2년 이상 살고 있는 경우는 실거주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예외를 두기로 했다. 상속이나 이혼도 양도인과 양수인이 해당 주택에 거주한 기간을 합쳐 2년 이상이면 예외로 했다.


이 같은 예외규정에도 여전히 이 법안 도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거세다. 현재 국회입법예고 시스템에는 조 의원이 발의한 도정법 개정안에 490여건의 시민의견이 접수됐다. 이는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이 이달 입법예고한 33개 법안 중 가장 많은 것이다. 법안을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김모씨는 "1주택자나 다주택자 구분 없이 2년 실거주 규제를 적용하려는 것은 실거주자와 투기꾼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처사"라며 "1주택자가 실거주 요건을 채우지 못해 현금청산당하면 길바닥에서 살라는 건가"라고 주장했다. 박모씨는 "재건축 단지를 매입하는 사람은 향후 지어질 새집에서 살 것을 가정하고 장기적인 주거계획을 세워 접근한다"며 "매입 당시 2년 거주 조항이 있었다면 당연히 사지 않았을 것인데 정부 방침으로 계획이 무너졌다"고 밝혔다. 법안 반대 청원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올랐으며, 현재 600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법은 예측 가능하고 지속성이 유지돼야 하는데 기존 소유자에게도 2년 거주요건을 강요하는 것은 소급에 해당돼 위헌소지가 있다"며 "법안 도입 후 신규 취득자에 한해서만 해당 규제를 적용해야 투기억제와 주거안정 측면에서도 바람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오는 12월 도정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까지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지 않으면 2년 실거주 의무 규제를 적용받게 돼 현재 다수의 재건축 단지들이 조합설립을 서두르고 있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와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3~5구역 등이 대표적이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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