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당직병 실명공개…'문빠' 부모 욕 등 원색적 비난 시작
"자신이 개X새끼 인줄 아는 모양입니다" 맹비난
공익제보자 공개 비난 잇따르자 사과…제보 배후설 제기는 지속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 모 씨의 '군(軍) 휴가 특혜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현모 씨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면서 이른바 '문빠'(문재인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을 비하하는 표현)에서 현 씨에 대한 거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황 의원이 비난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이른바 '좌표 찍기'를 하고 '문빠'에서 맹비난을 쏟아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국회의원이 한 개인에게 가한 폭력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황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현씨의 실명을 공개했다. 제보자 신상을 공개하는 등 사실상 겁박을 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자 잇따르자 황 의원은 약 2시간 30분 만에 '현 병장'으로 글을 수정했다.
그러나 13일 다시 페이스북에 현씨의 얼굴과 이름이 담긴 방송 캡처 화면을 댓글로 올렸다. 현 씨 실명은 이미 방송에서 공개 했기 때문에 자신이 먼저 실명을 공개한 것이 아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국회의원이 이를 다시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건 별개의 문제라는 비판이 나온다.
현 씨 실명이 공개되자 '친문' 세력들은 "현OO 모든 것이 허위였다. 모든 게 허위조작 창작극이라는 폭로를 했다"면서 "젊은 사람이 터무니없게 혼자 이런 짓을 황당하게 할리는 만무하고 배후가 있을 것이고 수사를 해서 밝혀내면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라고 비판했다. 현 씨 제보 내용 자체를 신뢰할 수 없고 일종의 정치적 음모라는 주장이다.
또 다른 민주당 지지자들도 "이런 인간들이 국가와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국론을 분열시키니 책임을 물어야 한다" , "이놈이 추장관님 아들을 음해한 행정병이다"라며 현 씨 얼굴이 공개된 한 언론 인터뷰를 공유하며 비난했다. 이어 "페이스북에 프로필을 개로 바꾸어 놓았는데 자신이 개X새끼 인줄 아는 모양입니다. 용서받는 길은 국민의힘이 어떻게 유혹했는지 양심선언 하면 된다"고 조롱했다.
그런가 하면 현 씨 부모를 비판하는 막말도 나왔다. 한 지지자는 "아버지가 불량품이다. 저X끼 엄마 뱃속은 어떻게 생겼을까"라며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현 씨 제보와 관련해 정치적 공작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은 황 의원도 했다. 황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현씨를 아예 '범죄자'로 규정하며 정치적 음모가 있다고 주장했다.
황 의원은 "현○○의 언행을 보면 도저히 단독범이라고 볼 수 없다. 공범 세력을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라며 "그 세력이 의도하는 목적과 취지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했다.
황 의원은 "왜 공익 제보자를 범죄자로 몰고 가느냐"는 비판이 나오자 '범죄자'란 표현을 '단순 제보'로, '공범'이란 표현을 '정치 공작 세력'으로 수정했다. 글 내용 일부는 수정했으나 현 씨 제보가 어떤 정치적인 의도로 시작되었다는 자신의 주장은 철회하지 않은 것이다.
이 같은 황 의원 주장에 여권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금태섭 민주당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법무장관에게 불리한 사실을 주장한다고 해서 국민의 한 사람, 그것도 20대 청년에게 '단독범'이라는 말을 쓰다니 제정신이냐"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황 의원이) 아예 '문빠'들에게 좌표를 찍어준 셈"이라며 "국회의원이 한 힘없는 개인에게 가한 폭력이다. 완전히 실성했다"고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13일 페이스북에 "용기를 낸 예비역 병장을 거대권력이 겁박하는 이유가 뭐냐"며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이른바 86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어 "여당 국방위 간사(황희 의원)가 내부고발자에 대한 수사를 요구했다"며 "'국가 전복 세력이다', '배후가 있다', '철저히 발본색원해야 한다'는 (발언은)는 삼십 몇년 전 우리가 많이 들었던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 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검찰을 망가뜨렸다. 국방부도 망가뜨렸는데 다음은 권익위, 그 다음을 외교부 차례냐"고 되물으며 "(추미애 장관 아들 서 씨의 의혹은) 이제 추미애 장관 개인의 스캔들을 넘어섰다"고 했다.
원 지사는 "권력기관을 잠시 잠깐 옥죌수는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국민에게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황 의원은 공익제보자 실명 공개 등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사과의 뜻을 밝혔다. 황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현병장 관련 제가 페북에 올린 글로 본의 아니게 불편함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가장 언급이 많이 되는 부분이 '실명공개' 부분과 '단독범 표현'입니다. 두 부분에 대해서는 페북에 글을 올리고, 여러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수용하여 곧바로 각각 '현병장'과 '책임'으로 표현을 수정하였었습니다."라고 밝혔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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