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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진정"…文대통령의 근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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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국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 줄었지만 상승세 여전
전셋값은 되레 상승폭 확대

감독기구는 개인 자유 침해
관리·감독 한계 실효성 의문
시장 목소리 외면 괴리감 증폭

문재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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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ㆍ최동현, 세종=김현정·장세희 기자]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불과 지난달 초만 하더라도 관련 부처 장관은 물론 여당 대표까지 나서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 사과하고 나섰지만 불과 한달여만에 "집값이 안정됐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같은 논란을 촉발한 것은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과열 현상을 빚던 주택시장이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며 부동산 대책의 집값 안정 효과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불과 한달 남짓한 가격 흐름만으로 이같은 판단을 내리는 것이 섣부른데다 전ㆍ월세 가격 급등으로 주거 불안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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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 상승세 지속인데 진정?

시장에서는 정부 대책에 따른 집값 안정 평가는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대출 규제를 골자로 한 6ㆍ17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0.46%(3일 기준) 상승했다.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을 강화하는 7ㆍ10대책 이후 폭 자체는 주춤해졌지만 서울 집값은 여전히 상승세다.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도 7월 넷째 주와 8월 첫째 주는 0.13%로 소폭 올랐다.


전ㆍ월세시장은 오히려 더 불안해지고 있다. 전국 기준 아파트 전세 가격은 0.2% 올랐는데, 이는 2016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세 가격은 지난해부터 58주 연속 상승세다. 임대차2법(전월세상한제ㆍ계약갱신청구권) 시행으로 전셋값 상승폭이 더 커졌다는게 중론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문 대통령의 집값 상승세 진정 발언은 현실인식이 없다고 볼수 밖에 없다"며"대통령이 생각하기엔 대출도 묶고 종부세 보유세도 올렸으니 당연히 내려가야된다고 생각하다 보니 집값 안정화 발언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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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감독기구, 실효성 의문

이 와중에 문 대통령은 '부동산 감독기구 신설'을 언급하며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국토교통부ㆍ금융감독원ㆍ국세청ㆍ기획재정부 등에 흩어져 있는 관련 업무ㆍ기능ㆍ인력을 하나로 묶는 방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시장 모니터링부터 탈세ㆍ대출 규제, 자금 흐름 등 전방위적인 조사와 처분 기능까지 갖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하지만 독립적이고 상설된 부동산 감독기구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데다 민간 영역인 국민의 부동산 거래를 감독 대상으로 삼고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라는 점에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세계에 비슷한 기구를 찾아보기 힘들다.굳이 비교한다면 베네수엘라의 공정가격감독원(SUNDDE) 정도가 비슷하다. 베네수엘라는 공정가격감독원을 통해 유통되는 모든 물품의 가격을 전방위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2006년엔 우고 차베스 당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민간주택에 대해서도 공정가격을 규정한 뒤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을 강제하기도 했다.


심지어 정부 내부에서 조차 이 같은 기구가 업무 중복을 피해 작동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정부 관계자는 "국토부ㆍ금감원 등 유관 부처 및 기관의 기존 역할이 유지된 채 중복된 감시자의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적으로 제재를 강화하는데 따른 효과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감독기구를 통한 관리ㆍ감독의 한계와 실효성 문제를 꼬집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정부에서 계속 외국 사례들을 얘기하는데 대체로 사회주의적인 국가들이 채택하는 것들로 정책 실효성 없고 너무 과한 규제"라고 말했다.


부동산 대책 이후 전셋값이 오르며 전세 매물이 사라진 가운데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공인중개업소에 부동산 매물 정보가 텅 비어 있다.

부동산 대책 이후 전셋값이 오르며 전세 매물이 사라진 가운데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공인중개업소에 부동산 매물 정보가 텅 비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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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괴리 커지는 정책

부동산을 둘러싼 정부 정책과 인식도 시장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며 괴리감을 키우는 추세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8ㆍ4 대책에서 밝힌 '공공재건축'을 통한 공급 확대에 자신감을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시장의 목소리는 외면한 '셀프 홍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이날 "공공 참여형 고밀도 재건축은 기존 재건축 대비 재건축 조합에 손해되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상대적으로 어떤 인센티브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제시하지 못했다.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는 '일부 조합'에 대해서도 정확한 예들 들지 않은 채 "5만가구 추가 공급은 허수가 아니다"라고 원론적인 취지만 피력했다. '5만가구'는 서울 내 재건축 사업시행인가 전인 26만가구의 20%를 뚝 잘라 가정해 추산한 숫자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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