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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 '실손보험 청구간소화'…혁신 뒤쳐진 韓 보험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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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보험사, 디지털 혁신 앞서가는데
국회서 보험업법 개정안 번번이 발목
"21대 국회, 의료계 반대 넘어설 기회"

제자리 '실손보험 청구간소화'…혁신 뒤쳐진 韓 보험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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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가 수 년 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르면 다음달 국회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돼 귀추가 주목된다.


제도 도입을 놓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뒤엉켜 20대 국회에서도 문턱을 넘지 못해 결국 좌초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국내 인슈어테크(보험과 기술의 합성어) 성장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정치권을 비롯해 시민단체, 보험업계는 소비자들이 보험금 청구 과정의 간편함을 위해 개선을 촉구하고 있지만 여전한 의료계의 반발을 어떻게 넘어설 지가 관건이다.


8일 여당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이 빠르면 내달부터 국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구성이 마무리되면서 보험업법 개정안 발의도 속속 이어지는 모습이다. 20대 국회에서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개정안을 마련했던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같은 당의 전재수 의원은 법안 발의를 검토 중이다.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는 보험사가 보험금 청구를 위한 전산시스템을 구축, 환자의 요청 시 병원이 진료비 증명 서류를 전자문서 형태로 전송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현재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려면 병원에 방문해 진료영수증을 발급받아 팩스나 이메일, 스마트폰 등으로 보험사에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의료계는 강력 반발한다. 의료계는 환자 정보가 보험사에 제공되면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있고, 보험사가 가입이나 지급 거부 등 악용할 여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자동차보험의 경우 병원이 교통사고 환자 병원비를 청구하면 보험사가 지급하는 간소화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어 반대의 근거가 약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청구 간소화조차 이미 혁신에 뒤쳐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글로벌 선진국에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기반으로 한 보험 사업 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본 다이이치생명은 최근 대형 보험사 중 처음으로 모든 보험 상품을 온라인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보험에 가입하려면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영상통화를 통해 보험설계사와 상담을 진행하면 된다.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설계사 대면 영업 중심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대면으로 이뤄지는 상담이 어려워지자 발빠르게 영업 전략을 바꾼 것이다.


미국 인슈어테크 기업인 레모네이드는 보험 가입부터 사고처리, 지급까지 온라인으로 처리한다. 전용 앱에서 "나는 정당하게 보험금을 청구하기로 약속합니다. 나는 정직하게 행동할 것을 맹세합니다"라고 말하는 동영상을 보내면 3분 내로 보험금을 입금해준다. 이같은 간편함 때문에 미국 뉴욕의 신규 보험 가입자 27%가 레모네이드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미국, 일본 보험사들 처럼 국내에도 혁신적인 보험이 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혁신이 앞으로 보험사가 살아남느냐는 생존의 열쇠가 될 것"이라며 "의료계의 반대로 청구간소화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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