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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韓銀 총재, 증권사 등에 직접대출 시사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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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법 80조 언급
"상황 악화시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출하는 방안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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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장세희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시장이 더 악화할 경우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을 상대로 직접 대출을 해 신용경색을 막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총재는 2일 오후 간부회의를 소집해 "한은은 기본적으로 은행 또는 공개시장운영을 통해 시장안정을 지원한다"면서도 "상황이 악화될 경우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해 한은법 제80조에 의거,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해 대출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법 80조는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자금조달에 중대한 애로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 금융기관이 아닌 자로서 금융업을 하는 자 등 영리기업에 여신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 '비은행 금융기관', 즉 증권사와 같은 금융기관에 한은이 대출해 줄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다만 이 총재는 "법에서 정한 한국은행의 권한 범위를 벗어나거나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성 지원은 안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일단은 비은행 금융기관으로 대출 대상을 한정하고, 특정 기업에 한은이 직접 대출을 해 주는 것은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비슷한 맥락으로 한은이 특정 기업의 회사채나 기업어음(CP)을 정부의 보증 없이는 직접 매입하지 않겠다고 한은 측은 설명했다.


이 총재가 한은법 80조를 거론한 것은 최근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증권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증권사들은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 증거금을 마련하기 위해 CP를 너도나도 시장에 내다팔고 있고, 이에 따라 CP 공급이 늘며 가격이 급락(금리가 급등)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증권사들이 한때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기업어음 및 단기사채(ABCP·ABSTB)도 부메랑으로 돼 돌아왔다. PF사업장 유동화 지원을 위해 발행했던 ABCP가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2차 자금난을 촉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증권사들의 부실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전해지면서 금융시장, 특히 채권시장은 더 흔들리는 사태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한은이 직접 나서 '유사시에는 한은이 대출을 해 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은이 시중에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실시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입찰에도 은행보다는 증권사들이 많이 몰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RP 매입 입찰에는 5조2500억원이 몰렸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회의에서 회사채와 CP 등 금융시장 상황도 점검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중(4~12월) 일반기업 발행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는 20조6000억원(AA등급 이상 14.4조원, A등급 이하 6.2조원), CP 만기도래 규모는 15조4000억원(A1등급 10.7조원, A2등급 이하 4.7조원) 등 총 36조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중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8조9000억원, CP는 11조4000억원이다.


우량등급 회사채(AA등급 이상)·CP(A1등급)의 올해 만기도래분은 25조1000억원 인데, 우량물에 대한 시장의 자체 수요 및 채권안정펀드 조성규모(20조원) 등을 감안할 때 차환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은은 밝혔다. 비우량등급 회사채와 CP 만기도래분은 11조원 정도다. 한은은 "P-CBO 및 산은·기은 매입 프로그램(각각 8.4조원 및 3.9조원)이 차환발행 을 상당부분 지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1일 채안펀드가 가동되고 2일 한은의 전액공급방식 RP매입을 통한 유동성 공급이 시작됐다"며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시장의 자체 수요와 채안펀드 매입 등으로 (회사채가) 차환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앞으로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전개와 국제 금융시장의 상황 변화에 따라 회사채 시장 등 국내 금융시장에서 신용경색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한은으로선 비상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해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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