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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캄보디아 합작 박물관 영업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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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개관 앙코르 파노라마 박물관 2주전 폐쇄
북 주도 해외 외화벌이 사업에서 제재 대상 전락
캄보디아 내 북한 식당 줄이어 영업 중지

단독[아시아경제 프놈펜 안길현 객원기자, 백종민 선임기자] 캄보디아 내 북한 사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대표적인 캄보디아ㆍ북한 간 협력의 상징이었던 시엠레아프시 '앙코르 파노라마 박물관'이 문을 닫는가 하면 캄보디아 내 북한식당 8곳도 영업을 중단했다.

앙코르 파노라마 박물관 전경. 사진=안길현 객원기자

앙코르 파노라마 박물관 전경. 사진=안길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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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찾은 파노라마 박물관은 '11월25일 자로 잠정적으로 문을 닫는다'는 공지문과 함께 현관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캄보디아 외교소식통도 "박물관이 2주 전 문을 닫았다"며 박물관 운영이 중단됐음을 인정했다.


2015년 12월 개관한 파노라마 박물관은 캄보디아 정부가 제공한 6000㎡ 면적의 부지에 북한이 설계와 건축, 전시물까지 모두 만든 건설ㆍ운영ㆍ양도(BOT) 개념의 첫 해외 외화벌이 사업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북한은 이 박물관에 2100만달러(약 259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노동자들이 건축을 맡고 북한 혁명미술 창작의 산실로 불리는 만수대창작사 소속 작가들이 동원됐다. 만수대창작사 소속 작가 60여명이 그렸다는 초대형 360도 벽화가 유명하다.

파노라마 박물관은 캄보디아 역사를 주제로 한 다양한 대형 그림과 조각품, 200여석의 3D 입체영화관까지 갖추고 있어 그동안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대북제재 영향으로 최근에는 영업이 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식당이 영업을 중단한 것도 의미있는 신호라는 평가다. 캄보디아 내 북한식당은 중국 다음으로 많다. 수도 프놈펜시에만 6곳이 있고, 앙코르와트가 있는 시엠레아프와 바닷가에 접한 시아누크빌에 한 군데씩 있다.


앙코르 파노라마 박물관 영업 중단 안내문. 사진=안길현 객원기자

앙코르 파노라마 박물관 영업 중단 안내문. 사진=안길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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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펜에서 규모가 가장 큰 북한식당인 평양랭면관과 평양아리랑관, 평양은하수식당은 지난 2일부터 영업을 중단했다.

북한식당의 영업 중단은 일부 식당 종업원들이 "떠나기 전 한번 들르라"고 교민들에게 말하면서 외부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식당 관계자들도 캄보디아 정부의 전격적인 폐쇄 명령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프놈펜 북한식당은 영업 중단뿐 아니라 간판도 모두 떼거나 암막 등으로 가려졌다.


친북성향이 강한 캄보디아가 북한과의 사업 중단을 잇달아 결정한 것은 유럽연합(EU)과 미국의 독자제재 가능성 때문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EU는 야당 탄압을 이유로 대(對)캄보디아 무역 제재 중단 가능성을 결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으며, 미국 의회에서도 같은 이유로 대캄보디아 무역 특혜를 검토하자는 법안이 계속 발의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대외 관계에서 상당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은 클 수밖에 없다.


간판을 떼낸 프놈펜시 평양랭면관. 사진=안길현 객원기자

간판을 떼낸 프놈펜시 평양랭면관. 사진=안길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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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북한 노동자 전원을 이달 22일까지 북한으로 송환토록 규정한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 시한이 다가오면서 캄보디아가 느끼는 부담은 크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EU와 미국의 독자제재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프락속훈 캄보디아 외무부 장관은 지난달 15일 캄보디아를 방문한 리길성 북한 외무성 부상(차관)을 만난 자리에서 "캄보디아는 유엔 회원국의 일원으로서 북한을 둘러싼 유엔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결정은 안보리 결의안 2397호와 관련이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2017년 12월23일 채택된 유엔 결의안은 사실상 외교관을 제외한 캄보디아에서 일하는 북한인 전원이 해당된다. 파노라마 박물관과 북한식당을 포함해 캄보디아에서 일하는 북한인들은 프놈펜시 병원 두 곳에서 근무하는 7~8명의 북한인 의사와 가족, 북한인 IT 인력 등 최소 12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캄보디아는 동남아 국가 가운데 남북문제를 중재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로 꼽히는 친북 국가다. 북한이 다른 나라보다 캄보디아에서 다양한 외화벌이 사업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캄보디아와 북한은 1964년 12월 외교 관계를 수립해 올해로 55주년을 맞이했다.




프놈펜 안길현 객원기자 khahn@asiae.co.kr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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