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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방 '주한미군 철수' 시사…방위비 압박 레드라인 넘나

최종수정 2019.11.20 11:29 기사입력 2019.11.2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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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하겠다"던 에스퍼, 입장 변화
방위비 압박 목적이지만 레드라인 넘었다는 지적도
안규백 "벼랑 끝 전술…부적절하고 무례한 행동"

필리핀을 방문 중인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19일 마닐라에서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과 함께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필리핀을 방문 중인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19일 마닐라에서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과 함께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문제원 기자]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한미동맹을 둘러싼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라고 해도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시사했다는 점에서 미측의 압박이 레드라인을 넘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에스퍼 장관은 지난주 서울을 찾아 "주한미군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미측의 '갈지(之)자' 행보가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문제의 발언은 전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미국-필리핀 국방장관 회의 후 브리핑에서 나왔다. 에스퍼 장관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 '미국이 주한미군 감축을 고려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우리가 할지도, 하지 않을지도 모를 것에 대해 예측하거나 추측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른 주요 외신들도 에스퍼 장관이 '한국과 방위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병력을 철수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국무부가 (방위비) 협상을 주도한다"고 언급하며 구체적인 답변을 거절했다고 전했다.


외교가에서 '예측이나 추측을 하지 않겠다'는 문장은 자주 사용되는 표현이지만, 주한미군의 경우 한미관계에서 매우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의미가 남다르다는 분석이다. 평소 같았다면 당연히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어야 할 질문에 여지를 남기면서 사실상 의도적인 압박 카드를 던졌다는 것이다.

실제 에스퍼 장관은 지난 15일 제51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참석차 한국을 방문해서는 방위비 분담금이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과 관계없이 주한미군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SCM 직후 한미가 함께 발표한 공동성명에도 "에스퍼 장관은 안보 상황을 반영해 주한미군의 현 수준을 유지하고 전투준비태세를 향상시키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는 문장이 들어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에스퍼 장관이 추측하지 않겠다고 대답한 것은 질문에 가정적인 상황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만약 방위비 협상이 뜻대로 타결 안되면 (감축 가능성이 있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는 의미이다. 한 예비역 장성도 "한미동맹이 흔들리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은 미국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것에 대해 "(미국 측이) 이른바 '벼랑끝 전술'을 구사한 것이 아닌가 한다"고 평가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미측이 액션플랜을 짜고 실행했다면 약간 기분이 나쁘다'는 진행자의 지적에 "부적절하고 무례한 행동"이라며 "외교상 결례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분담금 문제를 잘 풀어야 이어 일본에도 요구할 수 있고, 나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까지 영향이 미치기 때문에 고도화된 전략기술을 (구사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방위비 협상에 관계된 정부 관계자는 에스퍼 장관의 발언에 대해 "협상 대표의 입을 통해 나온 발언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협상대표인 국무부 소속 제임스 드하트 미측 방위비 분담금협상 수석대표의 발언이 아닌 만큼 에스퍼 장관의 발언이 협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정은보 우리측 분담금협상 수석대표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11차 SMA 협상과정에서 주한미군과 관련한 언급은 한 번도 논의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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