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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허리' 중견기업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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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서울 마포구 한샘 상암사옥, 쌍용양회 강원 동해공장, 서울 강남구 무림P&P 사옥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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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가구ㆍ시멘트ㆍ제지 분야 간판 중견기업들의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구조적 불황에 소비심리 위축, 포퓰리즘 성격의 규제 등 악재가 겹쳐 전방산업과 후방산업 모두 맥을 못추는 형국이다. 개별 업계나 업체의 자구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선을 넘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어서 향후 전망도 어둡다.


11일 관련 업계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구 1위 기업 한샘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ㆍ잠정치)이 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0% 뒷걸음질했다. 업계 2위이자 한샘과 함께 '빅 2'를 형성하는 현대리바트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68억원으로 45%나 곤두박질해 거의 반토막났다.

전방산업인 건설경기의 위축으로 전통적 매출원인 B2B(기업간 거래) 영업력이 쇠퇴하고 주택 매매거래의 급감으로 B2C(기업-소비자 거래)마저 둔화한 결과다. 올 1~9월 전국 누적 주택매매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 감소했다. 매출이 집중되는 서울에서 43%나 줄어든 것에 특히 큰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다.


가구와 마찬가지로 건설을 뒷심 삼아 버텨온 시멘트업계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생산량 1위로 업계를 이끄는 쌍용양회는 3분기 영업이익이 5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가 빠졌다. 매출은 0.3% 감소하는 데 그쳐 현상유지를 했으나 손익구조의 악화로 당기순이익이 30%나 줄었다. 지난해 국내건설공사 수주액이 전년 대비 3.7% 줄고 2016년 20조원이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또한 2년 동안 25% 쪼그라들며 사업의 여건이 악화한 탓이다.



<가구ㆍ시멘트ㆍ제지 주요기업 3분기 영업이익>

※가구

-한샘 : 71억원(전년동기比 30%↓)

-현대리바트 : 68억원(전년동기比 45%↓)


※시멘트

-쌍용양회 : 529억원(전년동기比 13%↓)


※제지

-무림P&P : 73억원(전년동기比 75%↓)

-한솔제지 : 301억원(전년동기比 11%↓)



지자체발(發) 세금폭탄 격인 지역자원시설세 신설 압박은 시멘트산업의 기세를 완전히 꺾어놓을 조짐이다. 지역자원시설세가 새로 생기면 업계는 당장 연간 500억원이 넘는 세금을 추가로 떠안아야 한다. 2007~2016년까지 10년 동안 3051억원의 누계 영업손실을 봐온 시멘트업계는 포퓰리즘에 기대 향토기업들을 압박하는 '발목세(稅)'라고 반발한다.


시멘트 원료의 약 90%를 차지하는 석회석에 대한 지역자원시설세가 부과되고 있음에도 채광 석회석의 연속된 가공공정을 거쳐 생산되는 시멘트에 거듭 과세를 하는 건 이중과세라는 주장이다. 총선 표심을 의식한 지역 정치인들과 지자체장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어 업계의 주장은 힘을 못쓰는 분위기다. 레미콘업계도 사정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추석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공급단가 동결 등의 여파가 고스란히 축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지업계는 묘하게 얽히고 설킨 대내외 변수에 휘청이고 있다. 국내 유일의 제지ㆍ펄프 동시생산 기업인 무림P&P는 3분기 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75%나 감소한 결과다. 글로벌 펄프(활엽수류) 가격의 하락이라는 외풍이 주요 원인이다.


지난해 한 때 톤(t)당 900달러 가까이 치솟았던 펄프 가격은 올들어 급격히 하락해 본격적인 '하향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었다. 3분기 펄프 가격은 톤당 약 577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대비해 36% 줄었다.


원재료인 펄프 가격이 내려가면 제지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은 생산원가 절감이라는 반사효과를 누릴 수도 있는데 지금은 판가 하락 등 업황 부진의 여파로 이마저도 사라진 모습이다. 이에 따라 업계 1위 한솔제지는 전년동기 대비 11% 감소한 30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한 중견기업 임원은 "사업 토대의 약화와 이에 따른 경제심리의 둔화, 시장의 원리를 거스르는 무차별적 규제의 움직임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자체적으로는 도무지 활로를 찾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올해 내내 이어진 이 같은 흐름의 충격이 내년에 얼마나 큰 수준으로 가시화할지를 생각하면 암울하다"고 전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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