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임춘한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사퇴요구 등 야권의 공세가 점점 더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경보등이 켜졌다. 특히 조 후보자의 딸 입시 특혜 의혹을 둘러싸고 여론이 악화되자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심지어 충분한 해명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조 후보자의 낙마 카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청문회를 앞두고 당내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21일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적극적으로 해명이 필요하다고 보고 조 후보자가 충분히 해명을 할 것이라고 믿지만, 만일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는 해명을 내놓는다면 최악의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결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한영외고를 들어갈 때 그다음에 고려대 들어갈 때, 부산 의전원에 들어갈 때 각각 조 후보자의 딸이 가질 수 있었던 행운과 특별한 케이스는 각각 다 해명이 가능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이 특별한 케이스의 연속"이라며 "그래서 이 독특한 사례들이 계속되는 것이 당연히 대한민국 국민들과 특히 우리 청년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갖도록 하는 대상일 수 있다"고 걱정했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솔직히 말씀드려서 일반 국민이 볼 때 현재 제기되는 의혹들만 놓고 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면들이 있어 보인다. 누구보다 개혁적, 원칙적, 진보적 학자로 인식된 조 후보자가 국민 정서에 맞지 않게 자녀들의 특목고 졸업과 대학·대학원 입학 과정에서 우리나라 일부 상위계층이 보여주는 일반적 행태를 보여준 건 마음을 아프게 한다"면서 "이에 대한 후보자의 진솔한 해명과 배경설명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조 후보자 방어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갖고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부모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특별히 배려를 받은 것이 아니라 교수가 전적으로 교육적인 배려를 해준 것"이라며 "교수 인터뷰를 보니 학생이 외국 유학을 가려고 하니 배려해주고 싶었고, 다른 대학원생 3명보다 실험에서 기여한 공적이 훨씬 컸다는 점이 제1저자로 결정하게 된 배경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입 입시 부정 의혹에서도 "고려대 전형을 확인해보니 (조씨가 지원했던) 글로벌 전형에는 생활기록부 제출만 있다"며 "확인 결과 생활기록부에는 연구 인턴십했던 것은 기록돼 있고, 논문은 안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은 조 후보자의 딸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비판수위를 높이면서 조 후보자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후보자 지위를 유지하는 1분 1초가 대한민국의 치욕이고 국민의 아픔"이라고 날을 세웠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이같이 말한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조 후보자를 품으면 품을수록 정권의 침몰을 가속할 것이고, 민주당이 조 후보자를 감싸 안으면 감싸 안을수록 자멸을 촉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도 조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문병호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하면서 위기를 모면하려는 추태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같은 사람으로 충분하다"며 "조 후보자는 국민의 기대가 실망으로, 희망이 절망으로, 애정이 노여움으로 바뀌기 전에 용기 있게 물러나라"고 말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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