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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검토’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회수할 수 있을까

최종수정 2019.07.19 13:52 기사입력 2019.07.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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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숙 문화재청장 “대법 판결 따라 압수수색도 검토”
안민석 “인위적 훼손 가능성 제기…검증 필요”

정재숙 문화재청장이 18일 국회 문체위 전체회의에 출석,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과 관련한 안민석 위원장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정재숙 문화재청장이 18일 국회 문체위 전체회의에 출석,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과 관련한 안민석 위원장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문화재청이 훈민정음해례본 상주본의 반환에 대해 “취할 수밖에 없는 단계를 밟을 것”이라 밝힘에 따라 환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상주본 환수에 대해 “상주본에 대한 국민 관심과 국회의원들의 우려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죄송스럽다”며 “지난 11일 대법원판결에 따라 강제집행이 가능한 단계고, 검찰 수사 의뢰를 통해 압수수색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안민석 위원장은 상주본 소장자인 배익기 씨가 과거 선거 출마 당시 공개한 사진을 직접 제시하며 “일부 전문가는 이것이 자연적으로 불에 탄 것이 아니고 인위적으로 불에 태워진 것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며 “종이가 타면 불이 한꺼번에 타오르지 (사진처럼) 특정 부분이 볼록하게 들어갈 수 없어, 일각에선 이 부분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판결 이후 배 씨의 상주본 입수경로와 현재 상주본의 행방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 여기에는 지난한 소송과 불안한 은닉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현재 공식적으로 전해오는 훈민정음해례본은 간송본과 상주본 둘 뿐 이다.

경북 안동 광산 김씨 종택 긍구당 서고에서 흘러나와 이를 1942년 간송 전형필이 1만 1천 원(현재 가치 약 30억 원)을 주고 사들여 보관한 간송본은 현재 국보 70호로 지정,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간송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2008년 경북 상주의 고서 수집가 배익기의 집에서 발견된 상주본은 간송본과 동일한 판본이되 간송본에는 없는 당대 연구자의 주석이 있어 더 높은 학술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나 지금은 행방을 알 수가 없다.


지난해 10월 국회 문체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상주본 소장자 배 씨는 상주본의 보관 위치를 묻는 질문에 “보안을 지켜야 되지 않겠나,. 만약 이것을 발설하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공개를 거부했고, 보관 상태를 묻는 질문에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는 있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일일이 살펴보기 어려운 상태라 함부로 잘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한 바 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했던 당시에도 소량만 인쇄한 훈민정음 해례본은 현재 간송본(왼쪽)과 상주본(오른쪽) 단 두 권만이 전해지고 있다. 사진 = 간송미술문화재단, 연합뉴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했던 당시에도 소량만 인쇄한 훈민정음 해례본은 현재 간송본(왼쪽)과 상주본(오른쪽) 단 두 권만이 전해지고 있다. 사진 = 간송미술문화재단, 연합뉴스


당초 상주본은 안동 광흥사 불복장 유물...방화범이 훔쳐 유출


검찰에 따르면 훈민정음해례 상주본은 원래 안동 광흥사 나한상 안에 있던 불복장 유물 중 하나로, 1946년 광흥사 화재 당시 방화범에 의해 외부로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상주의 골동품상 조 모 씨에게 흘러 들어간 상주본은 조 씨로부터 배 씨가 고서 30권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넘어갔고, 2008년 배 씨가 상주본을 언론에 공개하자 조 씨는 자신이 보관하던 것을 배 씨가 고서에 끼워 훔쳐 간 것이라 주장, 소송을 제기한다. 그리고 2012년 대법원은 상주본 소유권이 조 씨에게 있다고 판결했다.


2012년 조 씨는 자신에게 없는 상주본을 문화재청에 기증하며 소유권을 국가에 넘긴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했다. 그사이 배 씨는 2014년 상주본 절도 혐의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곧바로 정부를 상대로 청구이의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대법원의 원고 패소 판결은 이 소송의 상고심으로, 대법원은 배 씨가 소유하고 있는 상주본을 국가가 회수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원심을 확정했다.


문화재청은 배 씨의 상주본 공개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접촉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번 판결 이후로도 배 씨를 설득하고 상주본 회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배 씨는 다수의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상주본이) 1조 이상이 간다고 하니 나는 10분의 1만큼이라도 주면 더 따지지 않고 끝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018년 문화재청의 세입예산은 405억 원, 세출예산은 6,594억 원이었다. 턱없이 부족한 예산에 배 씨의 막대한 보상요구가 겹쳐 상주본 회수는 당분간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한편 정 청장은 상주본 회수에 대해 “배 씨가 상주본을 계속 은닉하고 훼손할 경우 문화재법에 따라 형사처벌 받을 수 있다”며 “그렇지만 당분간은 반환을 계속 설득하고 요구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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