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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 먹고, 소화전 막고…관광버스에 신음하는 서울 시내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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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버스 주차 허용 시간 훌쩍 지나서까지 차선 무단 점유
소방 시설 5m 이내 주정차 금지는 남의 나라 얘기
시민 오가는 인도에 삼삼오오 모여 담배연기도 '뻐끔뻐끔'

차선 먹고, 소화전 막고…관광버스에 신음하는 서울 시내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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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내자동의 한 도로. 이곳은 경복궁과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등이 인근에 위치해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 때문에 서울시에서도 왕복 8차선 도로 중 양 끝 차선을 관광버스 주차장으로 지정해줬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주차가 허용된다. 하지만 허용 시간이 훌쩍 지난 오후 7시께에도 외국인 관광객들을 태운 45인승 관광버스 7대가 나란히 줄지어 선 채 차선 하나를 통째로 점유하고 있었다.


직장인들의 퇴근시간이 겹치면서 도로는 더욱 혼잡해졌다. 이곳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는 김용주(57)씨는 "관광버스 때문에 손님 차량이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토로했다.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이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도심의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552만8600여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만명 이상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관광객 증가의 이면에는 각종 잡음도 많다. 대표적인 게 관광버스 그리고 단체 관광객들로 인한 주민 불편 등이다. 단체 관광객을 태운 대형 버스들은 갓길에 무분별하게 주차해 교통 혼잡을 유발할 뿐 아니라 시민의 안전까지 위협한다. 특히 도심 곳곳에 설치된 소방시설 주변에 주정차된 관광버스들이 화재 발생 시 신속한 소방활동을 방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소방용수시설 또는 비상소화장치가 설치된 곳 5m 이내의 주정차를 금지하고 있지만, 이와 관련된 단속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관광버스에서 내린 외국인 관광객들의 길거리 흡연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인도 아무데서나 담배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길거리 곳곳마다 이들이 피우고 버린 담배꽁초들이 넘쳐났다. 주변을 지나는 시민들은 담배 연기에 인상을 찌푸리거나 얼굴을 가린 채 걸음을 재촉하기도 했다. 시민 김제원(44)씨는 "점심시간마다 이곳을 지나는데 담배를 피우는 관광객들 때문에 항상 불쾌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전문가들도 무분별한 관광버스 증가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준 한국교통연구원 교통안전방재연구센터장은 "관광버스를 혼잡한 도로에 세워두는 대신 여유가 있는 주차공간으로 유도할 수 있는 스마트파킹 시스템 등 체계적인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관광버스를 주차할 공간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서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은 단속 등을 통해 개선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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