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G20서 19명과 양자회담…"韓·日정상회담 미정"(종합)

스가 日관방 "한·일 정상회담 정해진 것 없어…종합적으로 판단"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는 28~29일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총 19명과 양자 회담을 갖는다. 해외 정상들과 국제기구 수장들이 회담 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한·일 정상회담 일정은 아직까지 정해진 것이 없어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26일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G20을 전후로 양자회담 일정으로만 최소 19개를 잡아놓고 있다. 이번 G20 정상회의에 참여하는 개별 국가와 EU(유럽연합) 등 지역·국제기관은 총 38개에 달하는데 그 중 절반과 개별 정상회담을 갖는 셈이다.

우선 아베 총리는 이날 G20 정상 중 가장 먼저 일본에 도착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갖는다. 이어 G20 개막 하루 전인 27일 오전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을 접견한다. 27일 오후에는 세네갈(초대국),인도, 아르헨티나, 호주 정상과 차례로 회동할 예정이다.

같은날 아베 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양자회담도 갖는다. 시 주석은 2013년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한다.

G20 개막일인 28일 오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회담한다.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은 이번이 12번째다. 이날 오후에는 전체회의를 주재하면서 막간을 이용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를 각각 만난다.

아베 총리는 G20 마지막 날인 29일 오전에도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의 회담 일정을 소화한다. 29일 오후에는 전체회의 후 의장단 폐막 기자회견에 참석한 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과 26번째 회담을 갖는다. 아울러 아베 총리는 7월1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만나는 것으로 양자 회담 일정을 마무리 할 예정이다.

특히 아베 총리는 이번에 진행하는 정상회담 중 미국과 중국, 러시아와의 회담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북·미 비핵화 협상에 있어서 일본이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행보를 보일 때까지 제재를 해제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도 거듭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적인 자리에서 내놓은 발언으로 흔들리고 있는 미·일 안보조약, 이란 문제 등도 회담 의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는다고 밝힌 청와대의 발언을 일제히 보도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역시 한·일 정상회담 여부에 대해 "현 시점에선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징용피해자 배상 문제 등으로 인한 갈등을 풀려면 대화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한국과의 관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북한 문제 등 필요한 부분에선 확실하게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G20 정상회담은 시간이 매우 한정된 자리"라며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에 앞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날 '이번 회의 기간에 한·일 정상회담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 "회담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로서는 항상 만날 준비가 돼 있지만, 일본은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일 정상회담은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외교장관 회담은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세부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