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내 축산폐수 논란에 이미지 타격 불가피
한라산 측 “오존시설 설치중…재검사서 적합 판정 받았다”
단독[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제주지역을 대표하는 소주 ‘한라산’을 제조하는 주식회사 한라산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지하수 수질검사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라산은 올해 초 축산폐수로 오염된 지하수를 이용한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어 이번 조치로 브랜드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식약처 관계자는 “수소이온(PH) 농도와 대장균 검출 여부를 기준으로 수질검사를 시행하는데, 주식회사 한라산의 지하수는 PH 농도 8.7로 기준치 5.8~8.5를 초과했다”며 “총대장균도 검출돼 부적합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라산은 신공장 증설로 인해 기존 공장을 철거하고 지난 7월21일부터 8월10일까지 생산을 중단한 시점에서 수질검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한라산 관계자는 “이 시기에 미리 지하수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보건연구원에 지하수 검사 의뢰를 했는데 부적합 판정이 나왔고 식약처로 보고됐다”면서 “8월27일 보건연구원으로부터 재검사결과 적합 판정을 받았지만 이미 식약처의 시설개선 처분이 떨어져 현재 오존시설 설치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라산 측은 연말 안에 시설 설치가 완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라산 소주 제조공장은 최초 가축분뇨 유출사건이 발생한 한림읍에 위치해 있다. 이에 따라 한라산 소주를 축산폐수로 제조한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현재웅 한라산 대표는 지난 3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악의적인 소문을 방관할 수 없다”면서 “한라산은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매년 2차례 정기적으로 수질 검사를 하고 있으며 제주에서 생산되는 그 어떤 먹는 샘물보다도 수질이 좋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의혹을 강하게 부인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식약처의 수질 부적합 판정으로 한라산 소주에 대한 이미지 훼손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1950년 호남 양조장으로 출발한 주식회사 한라산은 1993년 프리미엄 한라산소주를 출시했다. ‘해저 95m 깊은 곳에서 뽑아낸 화산암반수로 만드는 변함없이 깨끗한 소주’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돌풍을 일으켰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1999년에는 아예 회사명을 한라산으로 바꿨다. 제주소주와 함께 제주지역을 대표하는 양대축으로 평가받으며 전국적으로 입지를 다졌다. 현재 서울지역에 위치한 편의점 CU, GS25 전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홈플러스 전국 142곳에 입점했다.
다음달 2일에는 220억여원을 투자한 한림읍 소재 신공장 가동에 들어간다. 신공장 준공으로 한라산소주의 1일 생산량은 기존 15만병에서 26만병으로 70% 증가된다. 한라산은 신공장 건립 이후 기존 물류창고 확장 등을 통해 전국 판매처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식회사 한라산의 지난해 매출은 241억원, 영업이익은 14억원을 기록했다.
직장인 최연국(43)씨는 “평소 각 지역 소주를 좋아해 한라산소주도 자주 사먹는 편인데 깨끗하지 않은 물로 만들었다는 얘기를 들으니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가 확 떨어졌다”고 말했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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