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 지난 국감에서 자신의 발언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입술이 마르는 듯 손등으로 입술을 닦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고 전 이사장은 2013년 1월 보수성향 시민단체 신년하례회에서 18대 민주통합당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을 가리켜 "공산주의자다.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발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 대통령은 2015년 9월 고 전 이사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약 2년 만인 지난해 9월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자료나 진술 등을 보면 악의적으로 모함하거나 인격적인 모멸감을 주려는 의도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자유민주주의 체제라고 믿어 온 체제의 유지에 집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명예훼손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또한 "공적인 존재의 국가ㆍ사회적인 영향력이 클수록 정치적 이념에 대한 의문은 광범위한 문제 제기가 허용돼야 하고 이는 공론의 장에서 평가받을 수 있다"며 "이는 시민이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하고 논박을 거치는 방식으로 돼야 하지, 형사 법정에서 (평가하는 것은)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재판부는 고 전 이사장이 문 대통령을 '부림사건'의 변호인이었다는 잘못된 사실을 발언하거나 문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때에 검찰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그 자체만으로 피해자의 사회적 가치를 침해할 만큼 구체성을 띠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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