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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 헝그리 정신이 없어”…기성-청년세대 ‘워라밸’ 두고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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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열심히 일 하면서 충분한 휴식도 보장 받고 싶을 뿐"

“요즘 애들 헝그리 정신이 없어”…기성-청년세대 ‘워라밸’ 두고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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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요즘 워라밸이니 뭐니, 결국 일은 하기 싫고 월급만 받고 싶다는 얘기 아냐? 요즘 애들 헝그리 정신이 없어. 쯧쯧”
며칠 전 A씨(28)가 직장 상사인 ㄱ부장(53)에게 들은 말이다. 최근 '워라밸(Work &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정부까지 나서서 관련 제도를 도입·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기성세대와 청년세대 사이에서는 가치관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 진통을 겪고 있다.

워라밸은 2030세대가 일과 삶의 균형을 찾겠다는 정서를 반영해 등장한 새로운 트렌드다. 1970년대 영국에서 처음 사용된 용어지만 우리나라에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일과 개인의 시간을 양립하려는 청년세대들의 등장에 정부는 주 52시간 근무제, 셧다운 제도 등을 도입했고 기업들은 청년 인재 확보와 이직률을 낮추기 위해 워라밸 관련 제도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기성세대 입장에서 워라밸은 아직 낯설다. 승진과 성공을 목표로 삼던 기성세대가 성공에 연연하지 않고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려는 청년세대를 단번에 이해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특히 자기계발, 취미생활 등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사는 것을 사치라 여기고, 직장에 헌신하면서 연봉, 승진 등으로 보상받는 삶을 숙명처럼 받아들였다. 노력하면 보상이 따른다는 ‘헝그리 정신’ 아래에 ‘워커홀릭(일 중독자)’라 불리던 세대다.
때문에 4050세대가 청년일 당시에는 ‘출근은 일찍, 퇴근은 늦게, 휴일도 근무하는 직원’을 선호했다. 그런데 ‘나인투식스’(9 to 6) 출퇴근, 휴일 근무 시에도 수당보다는 대체휴가를 달라고 요구하는 2030세대의 가치관이 낯설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반면 2030세대의 입장은 기성세대와 다르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에 따르면 이 세대는 경제적인 풍요로움 속에서 자랐고, 개인의 행복을 중시하며 자랐다. 즉, 배가 고파서 열심히 일하는 헝그리 정신이 와 닿지 않는 세대인 것이다. 오히려 2030세대는 과도한 경쟁사회를 거치고, 최악의 취업난을 겪으면서 불안감에 지친 세대로 정의된다.

A씨는 “‘삶은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란 말처럼 워라밸은 우리(청년세대)가 끊임없는 과열 경쟁을 거치면서 워라밸이라는 나름대로 삶의 방식을 터득한 것”이라며 “이른바 꼰대들이 워라밸을 ‘도둑놈심보’라고 비난하지만, 지나치게 일에 치중돼 있는 사회에서 일과 여가 시간의 균형 맞추려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직장인 B씨(27)는 “최근 직장에서 주 52시간 근무에 대한 지침이 내려왔는데, 한 부장이 ‘요즘 애들은 취업만 하면 다라고 생각해. 일 할 생각은 안하고’라고 하더라”며 “청년세대를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더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우리 세대는 돈을 벌기 위해 직장을 다니는 ‘돈 버는 기계’가 되고 싶지 않고, 열심히 일 하면서 충분한 휴식도 보장되는 문화를 만들고 싶을 뿐이다”고 설명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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