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출입기자단 간담회
한은, 추석 연휴 해외사무소 등서 국제금융시장 점검 계획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 수준에만 국한하지 않고 중기적 흐름을 보고 경기회복세가 지속된다면 완화정도의 조정은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을 빌려 부연 설명을 이어나갔다. 옐런 의장은 "정책금리를 추가인상하지 않을 경우 인플레이션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레버리지가 확대되면서 금융안정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어 인플레이션이 2%에 도달할 때 까지 현재의 정책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이 말에 공감한다"며 "주요 선진국에서 견실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근원 물가상승률은 정체되거나 오히려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장과 물가간의 관계를 약화시키는 구조적 요인들이 단기간 내에 해결되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방향 결정에서 '지정학적 리스크, 주요국 통화정책의 움직임' 등 두 가지를 관심있게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 리스크가 점차 고조되면서 향후 우리 경제에 미칠 부정적 여파에 대해 우려했다. 그는 "북한 관련 리스크는 한 달 전보다도 더 커지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북한 리스크가 앞으로 고조된다면,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더 높아질 것이고 경제 주체들의 심리도 위축될 가능성도 있겠다"고 전했다.
최근 국내 채권·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도를 어이가고 있는 데 대해선 "북핵 리스크가 점점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국내 채권을 매도하는 움직임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북한 리스크와 함께 주요국 긴축 흐름도 향후 우리나라 통화정책 방향 결정에 영향을 미칠 요소로 지목했다. Fed가 이달부터 자산규모 축소를 시작하고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 캐나다 중앙은행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긴축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 총재는 "여러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동시에 이뤄진다면 우리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와 함께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더 높일 가능성이 있어 그 흐름을 지켜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은 차원에서 북한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는 만큼 이번 추석 연휴 기간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점검을 이어나갈 계획을 밝혔다. 이 총재는 "연휴기간 중에는 해외사무소를 중심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동향, 한국경제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시각 등을 매일 점검할 계획"이라며 "연휴기간 전후로 시중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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