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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부동산 추가대책]전문가들 "잡겠다는 신호는 확실, 효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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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권재희 기자] 정부가 투기과열지구 추가와 분양가 상한제 적용 확대를 골자로 한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지난 8·2 대책 후 집값 안정세가 확인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 과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장 전문가들은 집값 급등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으로 규제에 따른 시장 부작용을 꾸준히 모니터링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이번 추가책은 실효성보다는 상징성에 의미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부동산학과)는 "투기과열지구를 추가로 지정하고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시장 전체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시장 전체를 앞으로도 면밀히 점검하겠다는 중장기적인 시그널을 보내는 것에는 성공했다"고 평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 역시 "8·2대책이 나온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기과열지구를 추가 지정한 것은 집값 안정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볼 수 있는 부분"이라며 "일정부분 정부가 투기하지 말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에 지목된 대구의 경우는 지난해 내내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곳으로 과잉공급에 따라 시장이 상승하더라도 여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올해 가격변동률 수치를 봐도 사실상 1.29%에 불과하다. 함 센터장은 "정부가 지금과 같은 타이트한 태도를 갖고 있는 상황으로는 자칫 정상적인 거래도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도 지금의 조정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대책이 나온지 한달도 안돼 추가책이 나온 것은 생각보다 시장에 반영이 안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이를 확산 방지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으로 결국 앞으로도 예의주시하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에 대해서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지적이 더 많다. 조민이 리얼투데이 팀장은 "이미 정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보증을 통해 민간 아파트 분양가를 억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시장가로 분양가를 책정해 추가 조정을 할 경우 되레 투기수요를 불러오는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분양을 앞둔 '신반포 센트럴자이'의 분양가는 당초 가격의 90% 수준인 3.3㎡당 4250만원으로 책정됐다. 예상가 4700만원에서 500만원이나 낮아진 것으로 시장에서는 이미 '로또'로 불리고 있는 상황이다.
심 교수도 "분양가 상한제는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특수성으로 생긴 것으로 분양 로또와 같은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분양가 상한제가 주택가격 안정을 가져온다는 결과는 어느 연구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콘텐츠본부장도 과거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실패 사례를 꼬집었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했던 2005년에도 분양가를 잡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물가 상승률도 있겠지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건설사 입장에서 분양시기를 조정할 수밖에 없고, 결국 장기적으로 물량 부족과 새집에 대한 수요 영향으로 다시 분양가가 상승했다는 얘기다. 여기에 건설사 뿐만 아니라 정비사업도 조합원의 경우 일반분양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지는데,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수익성 떨어지다고 판단하면 사업추진 속도가 더뎌지고 이 역시 공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도 쏟아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위원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 확대의 경우 고분양가 후폭풍을 차단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강남 일반 분양시장 등 상대적으로 저분양가 시장으로 쏠림현상이 예상된다"며 "매매시장 위축세로 두 시장 대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양 본부장은 실수요 위축을 조심스레 전망했다. 지금의 시장은 투기수요뿐 아니라 실수요자들도 움직였던 곳으로 최근들어 더욱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돼 가고 있었는데 이번 대책으로 실수요자들의 시장 진입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견이다.

박 위원은 "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규제가 덜한 쪽으로 수요자들이 이동하는 풍선효과는 조기 차단하는 효과는 예상돼 과거와 같은 풍선효과나 반사이익을 예상한 근시안적 투자는 위험하다"며 "언급된 집중모니터링 지역에 대해서도 시장불안시 투기과열지구 지정 가능성이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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