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大 앞둔 국민의당, 박주선號 사실상 임기종료…대선패배-제보조작 파문 속 항행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대통령 선거 패배, 문준용 의혹 제보 조작사건 등으로 다사다난한 93일을 보낸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사실상 임기를 마무리 한다.
박 위원장은 지난 석 달 간 대선 패배로 난파선이 된 국민의당을 비교적 질서 있게 수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대선평가보고서'를 전당대회 전까지 공개하지 않기로 하면서 잡음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 5월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된 박 위원장은 지금까지 난파선이 된 당을 안정화 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당 관계자는 "박 위원장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등을 지내 정무적 감각이 있는 편"이라며 "비교적 안정적으로 당을 이끌어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취임한 지 한 달 만인 지난 6월 국민의당을 뒤흔든 '제보 조작사건'에 마주해야 했다. 이를 인지한 직후 곧바로 대국민사과를 하고 진상조사를 지시하는 등 기민하게 대응했다. 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머리자르기' 등의 발언으로 국민의당을 흔들자 강경한 대응으로 위기를 수습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철수 당 대표 후보의 출마로 쟁점이 된 '대선평가보고서'를 전당대회 이후 공개키로 하면서 '옥의 티'를 남겼다. 그는 "비상대책위원들과 논의한 결과, 현재 선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보고서를 공개하면 새로운 파장이 일어날 수 있다"며 "새 지도부에 보고서를 인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정동영 후보, 천정배 후보 측은 반발하고 있다. 정 후보 측 관계자는 "전당대회 기간 예민한 내용을 밝히기 곤란하다는 의견이 일부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공개를 미룬 것은 당당하지 못한 태도"라며 "전당대회 뒤에 공개하자는 것은 궤변"이라고 꼬집었다.
천 후보 측의 한 의원도 "실망감을 넘어 분노한다"며 "당이 천길 낭떠러지에 처해 있는데, 선거 중립의무를 해하는 행위 아니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