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박관천의 막전막후] 아군잡은 k9 자주포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박관천 본지 편집국 전문위원

박관천 본지 편집국 전문위원

원본보기 아이콘
북한의 장사정포 등 포병공격에 대응하고자 독자 개발해 지난 1999년부터 실전에 배치 된 18살의 K9 자주포가 이번에는 아군을 잡았다.

K9 자주포의 결함은 이전에도 여러차례 발견됐다. K9 엔진의 핵심부품인 엔진제어장치(CDS) 이상으로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이동 중 갑자기 멈춰 버리는 사고가 2010년 1대, 2011년 3대, 2012년 13대 발생했다. 그 때마다 국방부는 발본색원 조치를 약속했다.
지난 2010년 8월 31일 파주시 국도변에서 부대로 돌아가던 K9자주포가 방향장치 고장으로 가드레일을 들이 받았는데 이는 동력이음매 부품인 ‘불량 커플링’때문인 것으로 밝혀졌고 당시 방사청은 26개부대 전체를 대상으로 K9자주포 전반에 대한 점검을 통해 결함을 보완했다고 밝혔다.

또 2011년 4월 경기도 가평 수도기계화사단 훈련 중 K9 한 대가 이동 중 시동이 꺼지더니 엔진에서 연료가 새어나와 화재가 발생했고, 같은 해 11월 초 수도기계화사단의 K9 13대에서는 사격통제장치가 오작동을 일으키는 등 말썽은 계속되었다.

실전에서의 결함으로 국방부(방사청)가 양치기 소년이 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11년 11월 23일 우리 영토인 연평도에 대해 북한은 선전포고성 해안포 포격을 가했다. 연평도에 배치 된 K9 자주포 6문 중 2문은 고장으로 아예 작동할 수 없었고 나머지 4문중 1문도 12분 동안 고장으로 대응사격을 못했다.
북한이 당일 오후 2시34분 실전과 같은 해안포 포격을 했음에도 우리측의 최초 대응 사격은 13분이 지난 오후 2시 47분 시작됐고, 가동 가능한 4문 중 1문이 고쳐진 2시 59분까지 즉, 북한의 공격이 시작 된 이후 25분 동안을 연평도에 배치 된 K9 자주포 6문 중 절반인 3문만으로 버틴 것이다.

이 대응사격마저도 해안포 진지를 무력화시키지 못하고 막사에만 대응사격을 해 절름발이 대응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당시 국회에 출석 한 김태영 국방장관은 사실 덮기에만 급급하다가 모진 비난을 받았으며 이후 국방부는 불비한 점을 인정하면서 이 사건을 계기로 완전히 정비해 더 이상 고장이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이로부터 6년 후 국민의 혈세로 대한민국 방위를 위해 실전배치 된 K9 자주포가 신성한 의무를 다하고 있는 젊은 국군의 생명을 앗아가는 사고를 일으켰다.

이번 사고는 2010년부터 시작됐던 것으로 봐야한다.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에 따르면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그와 관련 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보인다고 한다. 그간 발생하였던 수많은 K9의 사고에 대해 우리 모두가 수수방관하였던 것이 오늘날의 가슴 아픈 비극으로 이어진 것으로 필자 역시 깊은 반성을 한다.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 종전 후 64년, 우리사회는 6.25사변으로 인한 전쟁의 아픈 상처에 무감각해져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통렬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역사에도 “방심하거나 나를 지킬 힘이 없으면 당한다”는 교훈은 율곡의 십만양병설을 무시했던 임진왜란, 정묘호란, 병자호란을 거쳐 이어진 34년 11개월 17일 동안의 일본 제국주의에 의한 식민지 강제병탄 등 수없이 많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초 방산비리는 이적행위이기에 국가를 바로 세우는 부정부패 척결의 시작이라고 까지 공표하며 방산비리 척결의지를 표명했다. 필자는 이 말을 믿고 싶다. 아니 반드시 실천되도록 대한민국 헌법 제1조 1항이 천명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주인으로서 지켜 볼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 싼 동북아 안보상황이 한치 앞을 예견할 수 없을 정도의 강대강(强對强) 국면으로 치닺고 있는 상황이다. 임진왜란을 예견하고 거북선을 건조한 충무공 이순신의 지혜와 1910년 3월 여순감옥 수감 중 안중근 의사가 썻던 국가안위노심초사(國家安危勞心焦思) 유묵의 글귀를 되새겨야 한다.




아시아경제 박관천 전문위원 parkgc7@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바보들과 뉴진스' 라임 맞춘 힙합 티셔츠 등장 어른들 싸움에도 대박 터진 뉴진스…신곡 '버블검' 500만뷰 돌파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국내이슈

  • 머스크 베이징 찾자마자…테슬라, 中데이터 안전검사 통과 [포토]美 브레이킹 배틀에 등장한 '삼성 갤럭시' "딸 사랑했다"…14년간 이어진 부친과의 법정분쟁 드디어 끝낸 브리트니

    #해외이슈

  • 이재용 회장, 獨 자이스와 '기술 동맹' 논의 고개 숙인 황선홍의 작심발언 "지금의 시스템이면 격차 더 벌어질 것" [포토] '벌써 여름?'

    #포토PICK

  • 기아 EV9, 세계 3대 디자인상 '레드닷 어워드' 최우수상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