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제도권 임대주택이 턱없이 부족하던 시절 임대주택의 주된 공급자로서 일익을 담당해 왔으며, 다양한 형태와 방식으로 주택시장의 사다리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요즘 들어서는 이들이 시장 수익성만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조물주 보다 건물주라고 비유될 만큼 최근에는 도를 넘어섰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영국은 주기적으로 임대인 실태조사(Private Landlord Survey)를 통해 임대인이 어떤 목적으로 누구에게 얼마 동안 임대하는지를 조사해 품질 제고와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개보수를 지원한다. 누가 임대인인지, 몇 호를 임대하는지, 임대주택은 어떻게 확보했는지, 주택 상태는 어떠한지, 왜 임대하고 몇 년 동안 임대하고 있는지, 앞으로도 계속 임대할 것인지, 전업인지 부업인지, 연간 임대수입은 어느 정도이고 별도 수입은 있는지 등에 대한 조사 내용은 임대인의 사회적 역할과 순기능을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가를 파악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선진국의 예는 개인 임대인을 제도권으로 흡수하기 위해 조세나 금융 지원 이외에도 비금전적 지원 활동이 참여 동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임대인이고 왜 임대하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맞춤형 지원은 임차인 뿐 아니라 임대인에게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제도 시행에 앞서 먼저 개인 임대인이 누구인지 부터 파악하는 저인망식 접근이 필요하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임대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그에 맞는 동기 부여와 참여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간임대주택을 공익적 자원으로 지혜롭게 활용하면 임대소득 과세 기반을 튼튼히 할 뿐 아니라 임대인과 임차인간의 갈등을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진미윤 LH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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