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 경찰청 홈페이지 공개된 업무추진비 내역 집계해 공개
10일 녹색당이 공개한 최근 1년간 경찰청장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에 따르면, 강신명 전 청장 시절 백남기 농민이 사망하기 전인 2016년 1월부터 8월까지 총 4083만1215원의 업무 추진비가 사용됐다. 이중 전 직원 격려 간담회(840만원) 및 대형 행사 참가자 격려 간식(734만7000원) 등을 제외한 일상적인 집행액은 2508만 4,215원이다. 이를 개월 수로 나누면 한 달에 약 313만원이 집행된 셈이다.
올해 1월 들어서는 669만 4,800원이 사용되었고, 2월에는 경찰청장이 인천청과 경남청, 부산청 현장방문을 하고 직원간담회를 열면서 업무추진비 씀씀이가 커져 1,532만 3,900원의 업무추진비가 사용되었다. 그리고 탄핵인용이 있던 3월에는 1,242만 9,900원의 업무추진비가 사용됐다.
이에 대해 녹색당은 "청사 출입 기자단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경찰 내부에 사용되었고, 경찰청장은 거의 매일 점심, 저녁을 업무추진비로 해결했다. 민감한 시국현안을 해결해야 할 경찰청장이 당시 만나야 할 사람들이 경찰 내부인이어야 했을까"라며 "중요한 시국에도 경찰청장의 업무는 내부의 단속과 관리로 그쳤고, 경찰청 식구(食口)는 촛불의 광장과 만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서류상의 문제도 있다. 10월에 공개된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에는 총 49건의 집행이 있었는데, 공개된 자료는 35건이고 총액은 540만 6,100원이다. 즉 14건, 374만 1천원의 사용내역이 사라졌고 10월 24일 이후의 기록이 누락돼 있었다. 또 업무추진비 사용지침에 따르면, 50만원 이상을 집행할 경우 참여자의 신원을 기재하는데, 공개된 내역에선 그 부분을 찾을 수 없었다.
지난해 가장 많은 업무 추진비를 쓴 2월의 간담회와 3월의 예행연습 참가자 격려 간식 때 카드를 쓰지 않고 계좌 이체를 한 점도 눈에 띈다. 이에 대해 녹색당은 "경찰 구내 식당과 롯데리아에서 카드를 쓰지 않고 계좌이체를 한 이유는 무엇일까"라며 "경찰청부터 업무추진비를 제대로 쓰고 제대로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녹색당은 이어 정부서울청사 농성장 철거 및 화단 설치, 경북 성주 소성리 사드 배치 현장 인권 침해 반복 등을 거론하며 경찰 수뇌부 교체를 촉구했다.
녹색당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경찰의 강압적인 태도가 바뀌지 않는 건 경찰 수뇌부와 연관되어 있다고 본다"며 ". 정부서울청사 앞 농성장을 행정대집행한 뒤 화단이 설치되고, 성주 소성리에서 인권침해가 반복되는 일을 보라. 검찰개혁만큼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가 경찰개혁이다. 이철성 경찰청장이 이 중요한 개혁을 맡을 수 있을까? 경찰 수뇌부를 바꿔야 경찰개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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