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수주서 변화 움직임
방배5구역 단독입찰로 유찰
서초 신동아도 일부 대형사 발빼
초과이익환수제 탓 과속 자제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강남 재건축사업장의 시공권 수주경쟁이 시들해졌다. 최근 2~3년간 대형 건설사는 물론 중견 건설사까지 강남 재건축 시장에 뛰어들며 수주전이 뜨겁게 달아올랐지만 최근 들어 건설사들이 사업장별로 선별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과거에 비해 재건축 조합의 요구가 많아진 데다 강남 재건축을 둘러싼 규제가 강화되자 '일단 수주하고 보자'는 식의 무분별 경쟁을 자제하며 '깐깐한 전략'으로 급선회한 탓이다.
하지만 기존 시공사와의 계약해지로 새로 시공사를 선정하는 사업장이란 부담감과 함께 초기 사업비로 1500억원을 내야 한다는 점이 리스크로 부각되며 최종 건설사들의 참여를 주저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1년 넘게 강남권 재건축영업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삼성물산 이 관심을 보였지만 내부 심사과정에서 부적격 판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 측은 이른 시일 내 재공고를 내고 시공사를 찾기로 했다. 현재로선 향후 입찰에서도 2곳 이상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현대건설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공사를 따낼 가능성이 높다.
서초구 신동아아파트 재건축사업도 당초 예상과 달리 대형 건설사 일부가 발을 빼면서 경쟁구도가 단출해졌다. 이곳은 강남역 남쪽 대규모 재건축단지가 밀집해 있는 곳으로 인근 아파트 신축공사를 이미 진행했거나 향후 공사를 앞둔 삼성물산과 GS건설 이 과거부터 시공권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한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비슷한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이달 말로 입찰 시한이 예정된 가운데 현재 대림산업과 현대산업개발이 적극 준비중인 반면 삼성물산ㆍGS건설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 재건축조합의 요구사항이 까다로워진 데다 업체간 과다경쟁으로 출혈이 심해졌다는 지적이 불거지면서 시공사 입찰이 유찰되는 등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각 업체마다 수주과정에서 최신 설계를 적용하거나 고급 마감재를 적용하겠다고 공언하면서 건설사가 부담하는 공사비는 한껏 올라갔지만 실제 회사의 수익으로 연결될지는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조합과 시공사가 결탁하는 일이 사라졌고 사전에 정한 공사비를 지급하는 도급제 방식이라 사업과정에서 추가로 수익을 내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부활이 확실시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나 6ㆍ19대책 등 최근 강남권을 겨냥한 부동산대책 역시 시공사의 관심을 더는 요소다. 이 같은 조치들이 향후 재건축사업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는 조합이 건축심의 후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는데 현재 이 같은 조건을 갖춘 곳은 반포주공1단지 등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나머지 개발이익환수가 확실시되는 재건축단지의 경우 굳이 서둘러 시공사를 정할 이유가 없는 만큼 하반기 들어 환수제가 가시권에 들어온다면 아예 수년간 사업을 늦출 가능성도 높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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