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車 생산 줄어…산업활동 15개월 최대폭 감소(종합)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수출 증가와 소비심리 개선으로 경제에 회복신호가 들어왔으나 고용 부진과 가계 소득 둔화가 이어지면서 조정을 받고 있다.

수출을 이끌던 반도체와 자동차 등 광공업 생산이 부진으로 돌아선 반면 내수 소비는 가전제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개선된 흐름을 보였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도소매업과 금융보험업 등 서비스업에서 생산이 증가했으나 광공업에서 부진하면서 전월에 비해 1.0% 감소했다.

전산업생산 감소는 지난 2016년 1월(-1.5%)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 3월 광공업과 서비스업이 동반 상승하면서 4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1.3%)했던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2.2% 감소했는데 그간 성장을 견인해왔던 반도체와 자동차에서 각각 전월 대비 9.2%, 2.6% 줄었다. 공장 평균 가동률도 71.7%로 한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어운성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반도체는 중국 수출이 주춤하면서 생산이 감소했으나 고사양 스마트폰 출시 확대, 메모리 탑재용량 확대 등 향후 수요는 이어질 것"이라며 "자동차는 해외공장 생산 감소로 부품생산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7% 증가했다. 가전제품 등 내구재와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가 신장했다. 미세먼지와 이른 여름 등으로 냉방가전 구매가 늘었으며, 갤럭시S8 등 휴대폰 신제품 출시효과로 소매판매가 늘었다. 5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의복 판매도 호조를 보였다.

설비투자와 건설기성은 조정을 받았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에서 투자가 줄면서 전월 대비 4.0% 줄었다. 건설기성은 건축은 소폭 증가했으나 토목 공사 실적이 줄면서 전월 대비 4.3% 감소했다. 앞서 3월 설비투자, 건설기성이 사상 최고 수준이어서 조정을 받은 것일뿐, 개선흐름은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경기를 반영하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1.0으로 전월과 변동이 없었다. 앞으로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101.0)는 전월 보다 0.2포인트 상승해 경기가 점차 개선될 것으로 나타났다.

주환욱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수출 증가와 심리개선 등 긍정적 회복신호가 이어지고 있으나 고용의 질적 개선이 미흡하고 가계소득이 부진하다"며 "미국 등 대외 통상현안과 금리인상 등 대내외 위험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대내외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추가경정예산 등 적극적 거시 정책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활성화와 민생경제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2017년 4월 산업활동동향(자료:통계청)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