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장중 2360까지 오르면서 예측 틀려
1분기 기업 실적 예상 뛰어넘어
지배구조 개선 등으로 외국인 투자자 몰려
박스권 뚫을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도 연초엔 존재
[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연초에 증권사들이 내놓은 연내 코스피 전망치는 2350포인트였다. 당시 하나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등이 2350선을 제시했다. 2200선대에서 고점을 찍을 것이라는 예상도 다수 있었다. 그러나 26일 코스피가 장중 2350선에 이어 2360선마저 넘어서면서 이런 전망들은 결과적으로 정확하지 않게 됐다.
증권사들의 코스피 전망치보다 현재 코스피가 더 상승하고 있는 것은 우선 기업들의 이익 성장이 기존의 시장 예상을 훨씬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코스피 12월 결산법인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34% 늘어난 39조원을 기록했다. 별개로 조사된 금융업종 45개사의 영업이익 8조4800억원을 더하면 47조원을 넘긴다. 이는 지난해 말 시장에서 예상한 41조원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고 국내 기업들의 수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예상보다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수급 측면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존재감'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모습도 변수였다. 연초부터 25일까지 외국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7조8493억원을 사들였다. 같은 기간 개인과 기관이 각각 5조1434억원, 5조2862억원을 순매도한 것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사들인 금액인 2조7486억원과 비교해도 3배 가까이 늘어난 기록이다.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국내 시장에 투자하고 있는 만큼, 여전히 국내증시가 저평가돼 있어 코스피 전망치를 대폭 조정할 수 있다는 게 박 센터장의 의견이다. 그는 "연초에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을 1.01배로 적용해 코스피를 추산했는데, 기업들이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이면서 PBR 1.1배를 적용한다면 올해 코스피는 2560선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11년 이후로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힌 '박스피' 장세가 줄곧 이어져 왔다는 점도 각 증권사들이 과감하게 목표치를 상향하지 못한 원인으로 꼽힌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7년 간 박스권에 있었기 때문에 박스피를 뚫을 수 있다에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다"며 "경기가 후퇴하는 형태가 지속됐고, 지난해부터 기업들의 이익이 늘었지만 연속성이 있을 지 확신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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