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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랜스 논란]"입랜스 쓸 때 대비해 돈을 모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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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4기 환자 박 모씨의 사연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에 매우 효과적인 치료약 '입랜스' 논란이 뜨겁다. 한 알에 21만 원, 한 달에 500만~550만 원의 약값이 필요하다.

입랜스를 만들고 있는 한국화이자는 가격을 내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화이자가 입랜스에 대해 '급여 결정 신청'을 했음에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별다른 설명 없이 '급여 적정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방암 환자들의 절절한 호소가 계속되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입랜스 논란'을 통해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해결점을 찾아야 하는 지를 함께 고민해 본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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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저는 1원의 세금도 밀리지 않고 납부했습니다. 죽을 때까지 나라에 주기만 했지 받은 게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2013년 첫 진단을 받고 유방암 수술을 한 박 모 씨는 '입랜스 논란' 이후 기자에게 메일을 보내오면서 "건강했던 자신이 이렇게 유방암 판정을 받고 수술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전했다.

박 씨는 "2013년 첫 진단을 받고 수술했는데 당시 종양 사이즈에 비해 임파선 전이가 많은 3기 말이었다"며 "우리 집안은 보통 90세 중반까지는 무난하게 사는 장수집안이라 보험에 들지 말고 그 돈으로 고기와 과일 사먹으라는 게 입버릇이었다"고 말했다.
바쁜 일상과 건강에 대한 자신감으로 버티다 유방암 진단이 늦어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씨는 "감기로 병원 한번 가지 않았는데 암으로 1년을 병원에서 살다시피 했다"며 "3년 뒤에 전이가 됐고, 뼈와 폐를 잘라냈고, 내분비 치료를 위해 난소까지 제거했다"고 밝혔다.

박 씨는 "지금은 내분비 치료중이인데 입랜스는 제 암에 맞는 약이니까 언젠가 사용하게 될 수도 있다"며 "입랜스 쓸 때를 대비해 현재 돈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너무나 비싼 약값을 견뎌내기 위해서는 그렇게 하는 수밖에 없다는 게 박 씨의 하소연이다.

입랜스 가격이 인하되고 급여 결정이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게 박 씨의 소망이다.

박 씨는 "한국화이자가 나쁜 회사가 아니라는 것도 인정하고 영국과 약값 차이가 브렉시트로 인한 환율 하락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고 지적한 뒤 "그럼에도 세제상 부자로 분류되는 저 조차도 이 같은 비싼 약값을 부담할 수 없는 지경이라는 게 지금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박 씨는 "최근 미장원도 가지 않고, 옷도 안사고,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 본다"며 "여행 가기 위해, 아이들 등록금을 위해 돈을 모을 때와 너무나 다르게 비참한 기분이 든다"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박 씨는 "아프다는 게 이렇게 자존심 상하고 비참한 것인지 몇 년 동안 정말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마음을 이미 다친 환자분들과 또 재발 후에 돈 때문에 겪어야 할 고통에서 (입랜스 가격인하와 급여 결정으로) 조금이라도 자유롭게 해 주길 바란다"고 적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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